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기성세대는 잘 먹고 잘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그래서 어떤 선택의 기준은 돈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전히 돈은 중요하고 지금의 젊은 세대도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하지만 무게추의 중심은 금전적 여유보다는 시간의 여유를 찾는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최근 많은 커뮤니티에서 한 일본인의 트위터 게시물이 화제가 되었다. 제목이 “신입사원이 퇴근할 때 건방지게 엘리베이터를 탄다.”여서 일본도 우리랑 비슷한 꼰대 문화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문은 후배를 아끼는 선배의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칼퇴’라는 비정상적인 단어가 일상어가 되어버린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나 공감 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조직문화가 조금씩 좋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퇴근할 때 눈치를 봐야 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근무할 때 늘 부사수들과 처음 만날 때 다음 질문을 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니? 상위 고과 vs 여유로운 삶.” 진급 누락에 몰린 친구들은 선택이 없었고, 그렇지 않은 부사수들은 다 여유로운 삶을 택했다. 후자를 선택한 부사수들에게는 언제나 일 다 했으면 누구 눈치도 보지 말고 바로 집에 가라고 했다. 부장님이 어디 가는지 물어보면, 신 과장이 일 끝났으면 가도 된다고 했다고, 내 핑계를 대고 쏜살같이 가라고 했다. (상위 고과를 받으려면 칼퇴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일을 많이 해야 상위 고과를 받을 수 있었다. 추가 근무를 하면 따로 수당이 나오기 때문에 딱히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하니 힘겨운 회사생활이어도 거의 모든 동생 직원들과 정말 좋은 관계로 지냈다. 퇴사한 지 5년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도 모든 후배 사원들과 연락하고 만나면서 지낸다.
눈치 보면서 퇴근 안 한다고 회사 매출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누구 하나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닌데, 할 일 다 했으면 다른 것은 모르겠고, 제발 퇴근은 제대로 하자. 이것만 제대로 지켜도 국민 행복도가 10%는 올라가지 않을까? 그럼에도 나쁜 그리고 힘든 업무환경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든 회사원들에게 힘내라고 응원의 한 마디 전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참고 <신입사원이 퇴근할 때 건방지게 엘리베이터를 탄다>,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