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랑 얼마동안 못 잊고 있나요?

영원한 사랑이 존재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랑은 이별로 끝난다. 사랑에 빠지는 데는 이유가 없지만, 이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헤어지는 순간에는 이별을 납득할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헤어져도 미련이 남는다는 점이다. 그런 미련이 길면은 몇 년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차인 사람뿐만 아니라 찬 사람 중에서도 옛 애인을 그리워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한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올라왔는데, 정말 많은 사람이 옛 애인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왜 사람들은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걸까? 이에 관한 심리학적인 설명이 있다. 심리학자 윌리엄 새뮤얼슨은 1988년에 작성한 논문에서 “사람들은 현재의 상태에 그대로 머물고자 하는 강한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는 이런 심리를 두고 ‘현상 유지 편향’이라고 이름 붙였다. 사람은 기존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자주 가던 식당을 또 찾고, 애인을 바꾸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이유는 변화를 시도했다가 손해를 봤을 때의 고통이 현상을 유지해서 손해를 봤을 때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를 ‘손실 회피 편향’이라고 부른다. 즉, 손실 회피 편향으로 이별의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오는 데다, 현상 유지 편향 때문에 옛 애인이 자꾸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셈이다.

 

그러니 옛 애인이 문득 그리워진다고 해서 과거에 얽매였다고 생각한다거나 괜히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다. 사람이라면 응당 그러는 게 정상이다. 반대로 옛 애인의 존재를 완전히 까먹고 새로운 사랑만 찾아다닌다면? 이러면 되레 무섭지 않은가? 바람둥이가 이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진 않다. 더 자주 많이 사랑할 뿐, 그들도 옛 애인을 그리워하긴 한다.

 

그럼 옛사랑을 잊는 방법은 있을까? 사실 기억이란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기억하고 싶어도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고, 잊고 싶어도 끝내 잊지 못하는 기억도 있다. 연애처럼 강렬하고 오래 지속된 기억은, 어쩌면 평생이 지나도 잊지 못할 수 있다. 마음만 다잡는다고 물리적으로 뇌에 새겨진 기억까지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억을 잊으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현실이 막장 드라마처럼 기억상실증이 뻔질나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기억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 대신 그 기억 때문에 삶이 흔들리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옛사랑 생각에 강박적으로 사로잡혀 우울감에 젖어 살면 안 된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가장 좋은 해법은 다른 일에 ‘몰입’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것이 가장 흔하게 나오는 방법이고, 그 외에도 일이나 운동에 몰입할 수 있다. 정신을 100%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다 보면 강박적인 생각이나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옛사랑을 잊으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해서 성과를 거뒀다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억은 일부러 지운다고 지워지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그 기억보다 더 생생하고 더 강렬한 기억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옛 기억은 무뎌지고 어쨌든 인생은 흘러간다. 사람을 잊는다는 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것에 무뎌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언젠가는 ‘그땐 그랬지~’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모두의 마음에 평온함이 오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 : 다들 전애인 얼마동안 몾잊고있나요?, 네이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