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주변 물가 문제는 항상 논란이 되어 왔다. 특히 숙박 시설이나 PC방 등 외출/외박 장병을 상대하는 업소가 높은 금액으로 가격을 담합해 군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론도 ‘다른 지역에 갈 수 없는 군인들 등쳐먹는 바가지요금’이라며 비판이 많았다. 정부에서는 외출/외박이 허용되는 위수지역을 확장하는 등 가격 담합에 대처했고, 이러면 또 지역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 트위터에 군부대가 밀집한 양구 지역의 PC방 가격에 관한 언급이 올라왔다. 일과 후 외출이 허용되자마자 PC방들이 담합해 사용료를 인상했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바가지요금 때문에 논란이 많았던 만큼 해당 트윗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런데 양구 지역 PC방 업주들은 이 트윗이 거짓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시간 이용 요금이 2,100원인 곳은 없고 대부분 1,600원에 싼 곳은 1,000원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 아님 말고 식으로 가짜 뉴스가 만들어지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기에, 상인들이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에 2,100원이라는 언급이 가짜 뉴스였다는 게 양구 PC방 가격 논란의 첫 번째 반전이었다.
그런데 반전의 반전이 등장했다. 양구 근처 홍천에 사는 주민이 올린 댓글이었는데, 1,600원은 기본 사용료고 유료 온라인 게임을 하려면 2,000원~2,1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군인들이 외출/외박 나와 PC방에서 인터넷만 볼까? 당연히 게임을 하러 PC방 간다. 사실상 1,600원에 PC방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대부분 유료 게임을 즐기고, 실질 요금은 2,100원인 셈이다. (유료 게임이라고 사행성 게임 같은 것은 아니다.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롤 같은 게임도 제작사가 PC방 업주로부터 사용료를 받고 있다. 대신 PC방에서 플레이하면 여러 가지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기본 사용 요금이 1,600원이니 표면적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보이겠지만, 바가지요금은 유료 게임 이용 요금이라는 디테일에 숨어 있었다. 디테일을 놓치면 위 사례처럼 잘못된 기사가 나올 수도 있고, 억울한 사람을 만들 수도 있다.
참고 : 양구 PC방 가격 반전의 반전.JPG, 이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