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배달갔다가 교수한테 욕 엄청 먹었네요

가장 갑질을 많이 당하는 직업이 무엇일까? 많다는 기준이 정도냐 횟수냐 정해지지 않아서 딱 무어라고 꼽을 순 없지만, 그래도 갑질 피해자 상위권에 오를 거라고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 바로 배달원이다. 일단 사회적인 시선이 별로 좋지 않아 대놓고 하대하는 사람이 많다. 배달원을 심부름꾼 정도로 생각해서 담배를 사달라느니, 쓰레기를 버려달라느니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안 해주면 화낸다) 특히 요즘에는 배달 대행이 생기면서 배달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그만큼 별의별 갑질 소식이 들려오곤 한다. 다음은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원 갑질 피해 사례이다.

 

 

만약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으면 흔한 갑질 사례 중 하나가 되었을 텐데, 여기에는 후기가 존재했다. 교수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고 사과를 하기 위해 배달업체 가게로 찾아온 것이다. 교수는 사과의 뜻이라며 돈 봉투도 건넸는데, 배달원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대신 후기에 사과받았다는 말을 꼭 올리겠다고 하고 헤어졌다고 한다.

 

 

 

처음에 이 사건을 보고 갑질 사례에 화가 났다가, 후기를 보고서 그나마 마음이 풀렸다. 특히 교수라는 분의 행동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살면서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할 수 있다. 배달 대행이 뭔지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위 같은 상황에서 화를 내는 잘못을 할 법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쌍욕을 퍼부은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이를 사과라고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과문을 가장한 변명문이 판치는 세상이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신기해 보이더라. 글을 지워달라는 부탁마저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를 거절하자 정중하게 물러선 걸 보면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해서 찾아온 듯하다. 만약 교수가 사과하지 않았다면 이 사례는 영원히 배달원 갑질 피해 사례의 표본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리고 교수는 두고두고 회자되며 욕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심 어린 사과로 인식은 반전되었다.

 

살면서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사람은 드물다. 혹자는 사과하면 지는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이 분명하다면 사과를 하는 게 맞다. 당장은 손해처럼 느껴지겠지만, 멀리 보면 절대 손해가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SNS와 커뮤니티가 발달한 시대라면 더욱더 그렇다. 세상이 더 촘촘하게 연결되고 그런 만큼 행위의 결과가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위 이야기는 그러한 연결의 힘과 이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가 결합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참고 : 뽐뿌, 부잣집배달갔다가 교수한테 욕 엄청먹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