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형적인 딸바보이다.우리 장인어른은 지금도 딸바보이시다. 내가 결혼 승낙을 받으려고 했을 때 장인어른께서는 인생이 10이면 본인의 딸(내 아내)이 9라고 하셨다. 사실상 전부라는 뜻이다. 그만큼 딸 바보 아빠들은 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있다.
한 커뮤니티에 재미있는 카톡짤이 올라왔다. 아빠가 자신의 딸 사진을 회사 부하 직원에게 모르는 사람인 척하고 보여줬는데, 그 직원이 진짜 못생겼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딸이 아빠는 어떻게 했냐고 하니깐 끝까지 모른 척했다고 한다. 그리고 짠하게 마지막 줄이 “미안하다.”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 게시물의 베스트 댓글은 다음 2개인데, 첫 번째 베댓은 틀린 논리이다. 만약에 상사 가족이랑 엮이기 싫을 정도로 눈치가 빨랐다면 상사 딸을 못생겼다고 했을 때 왔을 후폭풍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그냥 이 사람은 눈치 없이 솔직했던 것뿐이다.
오히려 두 번째 댓글이 내 마음을 울리면서 이 아빠가 얼마나 좋은 아빠인지 추론할 수 있었다. 자기 딸을 소개해주려고 보여줬다면, 분명 아빠 눈에는 좋은 친구였을 텐데, 그 친구가 거절한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만약에 자신의 딸이라고 밝히면, 자신이 아꼈던 직원이 난처해질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딸바보 아빠 입장에서 추론해본다.
아빠, 엄마 마음이라는 게 다 이렇다. 결국 다 내 자식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했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나도 이제는 누군가의 아빠이지만, 여전히 엄마, 아빠 그리고 새롭게 부모님이 되어주신 장인어른, 장모님이 있다. 맥락상, 이 짤은 유머 코드로 가는 게 맞지만, 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짤이었다.
참고 <아빠의 양심고백>, 클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