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전교 1등 담배 걸렸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

담배 피다 걸린 전교 1등?

 

흔히 잘 노는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술담배를 먼저 시작하는 점이다. 누구나 한번 쯤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선생님께 담배를 피우다 걸린 학생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 그럴 경우 엄청 혼내고 부모님 호출을 해서 징계를 주는 경우가 관례다. 하지만, 한 커뮤니티에서는 선생님이 의외의 결과를 보여준 이야기가 나와서 화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의 학교에 다니는 전교 1등 학생이 담배를 피우고 걸리자, 선생님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덧붙여서 그 학생은 “평소 행실이 중요하다.”면서 전교 1등 학생이 평소 행실과 성적에 대해서 언급했다. 여기서 두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이 점을 우리가 놓치면 안 된다.

 

 

 

1. 분명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교 1등이라고 넘어간 선생님

2. 평소 행실이 중요하다면서 그냥 넘어간 선생님의 행동을 이해한 글쓴이

1에서 보인 선생님의 행동이 그대로 2에 영향을 준다.

이게 정말 무서운 부분이다. 왜 글쓴이는 이렇게 생각했을까?

 

사람을 무력화시키는 악습

 

 

글쓴이는 자기도 모르게 이런 악습을 악습이라 생각하지 않고, 어느새 악습에 무력화되어 있었다. 한 뇌과학자가 ‘악습’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1. 한 과학자가 원숭이들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원숭이의 손이 닿는 곳에 바나나를 올려둠

 

2. 실험에 참여한 원숭이가 바나나를 집으려 할 때,

과학자는 원숭이에게 찬물 한 바가지를 끼얹음.

원숭이는 찬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물을 맞고 기겁함.

 

3. 과학자는 원숭이가 계속 바나나를 먹으려 할 때,

찬물을 끼얹으면서 원숭이를 방해했음.

 

4. 둘째 날에는 첫날의 원숭이와 함께 새로운 원숭이를 실험장에 데려다 놓음.

신참 원숭이도 바나나를 발견하자,

이미 몇 번이나 물 사례를 맞은 고참 원숭이가 신참 원숭이를 말리기 시작.

둘은 다투면서도 이내, 신참 원숭이는 바나나를 먹는 걸 포기함.

 

5. 셋째 날에는 첫째, 둘째 날 이미 실험장에 있는 두 마리 원숭이 외에도,

또 다른 신참 원숭이가 등장.

새로운 신참 원숭이도 고참 원숭이들 처럼 바나나를 먹으려고 하자,

두 고참 원숭이가 신참 원숭이를 말려서 결국 바나나를 먹지 않음.

 

6. 넷째 날도 다섯째 날도 똑같은 실험 반복.

결과는 똑같이 고참 원숭이들이 신참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지 못하게끔 방해함.

 

7. 하지만, 이 실험에 반전이 있었음.

과학자는 첫날을 제외하곤 한 번도 물을 뿌리지 않았음.

 

 

즉, 물을 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참 원숭이들은 신참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지 못하게끔 말려서 결국 바나나를 먹지 못함.

이 실험을 통해 근거 없는 악습이 우리를 얼마나 무기력화시키는가를 잘 알 수 있다.

 

“나도 몰라, 그냥 하라는 대로 해.”

 

 

비단, 바나나를 먹지 못하는 원숭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조직 내 근거 없는 악습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아 왔는가. 부조리한 시스템, 터무니없는 요구, 상사의 갑질, 보고서를 위한 보고서. 모두가 처음에는 “이걸 왜 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하지만, “나도 몰라, 시키는 대로 해”라는 말을 듣고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계속하게 된다. 그러고선 그런 악습에 익숙해지고 자신도 다른 직원에게 똑같이 시키게 된다.

 

 

이점이 정말 ‘악습’이 무서운 부분이다. 글쓴이 또한 학교에서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악습에 익숙해진 것이다. 악습을 끊으려면 먼저 위에 있는 지도자부터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깨어있는 어른만이 악습을 끊어낼 수 있다. 이런 어른들이 우리나라에는 정말 필요하다.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학생이 벌써 사회적 악습에 무력화되어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 나부터 스스로 이런 악습을 만들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참고 <우리학교 전교 1등 담배 걸렸는데>, 네이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