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만 일할 수 있을까?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주 4일만 일하면, 하루는 완전히 쉬고 하루는 집안일 하고 하루는 가족과 보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라는 트위터 캡처 글이 올라왔고 반응은 뜨거웠다. 한때는 월급쟁이였고 지금은 고용주인 입장에서 주 4일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짧게 언급해 본다. 

 

우선 업무 성격이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상품을 만드는 유형인 생산직은 주 4일 근무가 쉽지 않다. 아무리 업무 효율을 올려도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고용주 입장에서 그것을 실현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사무직은 완전히 다르다.

 

사무직은 조직 구조가 보수적이고 업무 체계가 비효율적인 곳이 널렸다. 그래서 조금만 밀도 있게 일하면 주 4일만 일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 우선은 불필요한 보고를 다 줄여야 한다. 유통 단계를 줄이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둘 다 이득을 보듯, 보고를 줄이면 실무자와 고용주 둘 다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쉽게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연공서열을 근간으로 하는 조직관리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중간관리자가 조직을 움직이기 위한 관리가 아니라, 일하는 ‘척’을 하기 위한 관리가 너무 많다. 그래서 보고체계를 간소화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의 문제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고민에 대한 시간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실무자도 실제로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무자도 실제로 제대로 고민한 적이 없고, 고용주도 직원을 믿는 경우도 드물다. 신뢰가 없으면 고민의 시간을 인정해줄 수 없기 때문에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혁신은

일어나기 힘들어도 한번 제대로 터지면 효율성을 극대화해서 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주 4일 진짜 해보려면 서로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말 주 4일을 하고 싶다면 5일 중 1~2일은 재택근무를 실행해보면 된다. 그렇게 했을 때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일단 불필요한 회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증거이고, 또 안 보이는 곳에서 일해도 결과가 나왔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믿고 일을 맡길 수 있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통해 우선 통근에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주면서 실질적인 업무 관련 시간을 조금씩 줄여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테스트 과정을 거쳐서 조직원 개개인이 생각보다 밀도 있게 주도적으로 회사에서 모여 “퐉!”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4일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가능한 많은 회사가 알차게 일해서 최대한 업무시간을 줄이는 문화가 점점 많아지면 좋겠다.

 

참고 <주 4일만 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