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만화가가 공개한 ‘기안84가 건물주가 된 비결’

웹툰 작가 기안84가 잠실에 46억짜리 빌딩을 매입해 건물주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더니, 역시 연예인은 벌이가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안84와 친분이 깊은 만화가 이말년과 주호민의 증언에 따르면 기안의 엄청난 수익은 방송 출연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한다.

 

 

나의 예상과는 달리 기안84의 성공은 만화가로서 쌓아 올린 것이었다. 심지어 <신과 함께>가 영화화되었던 주호민조차 어림없다고 할 정도면 성공한 웹툰 작가의 벌이가 얼마일지 상상이 안 갈 정도이다. 그럼 과연 웹툰 작가 수익은 얼마나 될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작가의 평균 수익이 연 2억 2,000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정도면 거의 대기업 임원 수준이다. (물론 크리에이터 시장은 전형적인 복잡계이고, 그런 만큼 부익부 빈익빈이 심하다. 많이 버는 사람은 엄청나게 벌고, 적게 버는 사람은 연 1,000만 원도 못 번다.) 옛날에 만화가라고 하면 ‘환쟁이’라고 부르면서 천대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직업이 되었다.

 

웹툰 작가의 연봉을 보면 웹툰이라는 플랫폼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는지 느낄 수 있다. 한때 일본 문화 개방과 대여점 범람으로 출판 만화 시장이 거의 무너졌지만, 한국 만화는 웹툰이라는 형태로 살길을 찾았고, 이만큼이나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안정화된 수익 구조다. 과거 출판 만화는 책을 팔아야 돈을 버는 구조였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은 거의 공짜로 볼 수 있다. 대신 페이지 뷰에 따른 광고를 통해 수익을 마련한다. 그리고 출판 만화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 만화라는 분야에서도 소비보다 경험이 중요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이제 미국까지 진출한다고 한다. 이웃 나라 일본이 만화 강국이었고, 그들의 문화를 세계가 주목했던 것에 언제나 부러움을 느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마블과 DC라는 거인이 사는 미국에 진출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일은 웹툰이라는 인터넷 플랫폼 덕분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숙박, 교통에 이어 만화까지 플랫폼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우리나라가 있다. 이 사실이 그저 놀랍게 느껴질 따름이다. 정말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참고 <침착맨과 주호민이 이야기하는 기안 수입>, PGR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