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통계청이 발표한 최신 자료인 2017년 기준 1인 가구의 비중이 전체인구에서 28.6%를 차지하고 있고 2020년에는 30%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일 것이고 이 추세는 지속할 것이다. 또한 만혼, 이혼, 사별 등으로 인해 나이가 들수록 1인 가구의 비중이 더 높다. 결국 노후에는 누구라도 혼자 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인다면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혼자서도 행복한 노후를 보낼 것인가이다. 엘리야킴 키슬레브의 <혼자 살아도 괜찮아>를 중심으로 혼자서도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는 법 5가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1. 자기 삶에 주인 의식 가지기
“행복하게 사는 노년기의 독신들에게서 처음 발견한 공통점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상황을 통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겪는 이런 전향적인 과정을 가리켜 ‘생애 회상(life review)’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사람들은 대개 인생의 마지막 시기가 되면 해결하지 못한 과거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인생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대개 노년기의 독신들이 해결하지 못한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정상적인 삶으로 여겨지는 결혼 생활을 끝까지 지속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사는 노년기의 독신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사별해서 독신이 된 경우에는 배우자를 잃은 상실감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전통적인 가족 단위의 삶을 살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 <혼자 살아도 괜찮아> p. 84~85
홀로 된 자신의 삶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더 나아가 그 삶의 주인이 자신임을 인지할 때 더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말이다.
2. 고독을 즐기기
“시카고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존 카시오포는 인지사회 신경과학센터를 운영하며 외로움을 연구해 그 분야에서 주목받는 연구서를 집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외로움에 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혼자라는 것과 외롭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종종 그 둘을 같은 의미로 오인하죠. (…) 고독을 즐기면서도 죄책감 때문에 배우자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더 큰 죄책감에 빠지죠. 행복한 독신은 행복한 부부만큼 잘살아요.’
부부가 고독에 대한 ‘근육’을 단련하지 않는다면 동년배의 독신들보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에 더 쉽게 상처받을 수 있다.” – <혼자 살아도 괜찮아> p. 90, 92
고독은 외로움과 같은 말이 아니다. 외로움은 타인의 부재에서 오는 부정적 감정이지만 고독은 자기가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타인의 방해 없이 깊이 사색하거나 자기 성장을 도모하고 또한 나만의 놀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혼자 있는 시간이다.
고독을 즐길 수 있다면 혼자 있는 시간만큼 귀중한 시간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3. 건강 챙기기
<행복의 조건>에서는 노인이 되었을 때 행복의 조건 7가지가 나온다. 7가지 중에 4가지가 건강과 관련됐다. 젊었을 때는 대부분 건강하니 건강이 노후에 얼마나 귀중한 자산인지 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후에 건강은 행복 그 자체이다. 요즘 많은 연구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퇴행성 뇌 질환이나 심장 및 관절 질환이 꼭 늙어서 오는 병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다. 운동과 식습관 관리를 꾸준히 하게 된다면 건강한 노후를 보낼 확률이 높고 특히 혼자 살 경우에는 건강이 주는 유익은 배가 될 것이다.
4. 편견과 고정관념 뛰어넘기
“나이 많은 독신들은 사회적 도전을 두 배로 경험한다. 즉 나이에 대한 편견과 독신에 대한 편견을 동시에 겪는다. 오랜 기간 혼자 산 사람은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비난을 사고, 나이 많은 사람은 아프고, 지루하고, 힘들게 살 것이라는 편견을 산다.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는 노년기의 독신들 사이에서도 결혼 경험 여부에 따라 다르다. 특히 결혼 경험이 없는 미혼들은 좋은 본보기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독신으로만 살아온 사람들은 결혼을 자신의 정체성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지 않았고, 자신이 처한 사회적 상황에 맞는 행동 방식을 습득해왔다. 그로 인해 결혼한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들을 더욱 잘 즐긴다.
다시 말해, 그들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찾는 데 익숙해 인맥이 잘 구축되어 있어 그 인맥을 중심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비난과 편견을 받아도, 혹은 인생에 급격한 변화가 닥쳐도 자기 인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고, 결과적으로 행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다. 실제로 증거들을 보면 결혼 경험이 없는 노년기의 독신들은 결혼했다가 나중에 독신이 된 사람들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혼자 사는 삶을 더 즐기고, 사회적 지원을 덜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긍정심리학은 실제로 노년기 독신들의 행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긍정심리학에서는 긍정적 표현, 글쓰기, 자기 보상 연습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
노년기의 독신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많지 않다. 하지만 긍정심리학을 이용한 접근이 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는 충분하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노년기의 행복과 육체 건강, 인지 기능, 사회적 자산 사이에는 매우 긍정적이고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하지만 자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식이 추가되면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난다. 어떤 이들은 비록 신체 건강이 나빠지고,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사회적 자산이 줄어도 여전히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즉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다른 많은 객관적 요인들을 상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p.100, 102
나이가 들어 홀로 혼자 살게 되면 이중 편견에 시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행복은 주변에서 나에게 주입해 주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주변에서 어떻게 평가하든 ‘긍정적인 시각’으로 ‘편견’을 부수고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면 어느덧 행복한 노후를 지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5. 친밀한 관계를 나눌 대안 찾기
“다섯 번째 주제는 친밀한 관계를 나눌 대안 찾기다. 사회적 지원은 모든 나이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의 독신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특성과 요구, 자원, 도전 과제들을 고려할 때 사회적 자산, 즉 사회적 네트워크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방법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노인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사회적 지원은 노년층의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며, 그 효과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커진다. 다른 연구 결과는 사회적 지원이 노년기 독신의 불안감을 줄이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 방식이 나타나도록 돕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노년기의 독신에게는 특히 우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화할 수 있는 기본 대상인 배우자나 자녀가 없기 때문에 친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또래 집단에서 친구를 사귄다. 하지만 노년기의 독신은 다양한 종류의 우정을 즐긴다. 기혼, 미혼, 남녀노소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이전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노년층의 부부는 배우자가 이성 친구와 만나는 것을 꺼림칙하게 생각하거나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노년기의 독신은 이런 규범적인 제약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워 이성 친구를 더 쉽게 사귄다. 이처럼 다양한 친분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의 독신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p.103~104
독신일수록 사회적 자산의 힘은 더 커진다. 인간은 혼자 산다고 해서 ‘사회적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홀로 생활할수록 집 밖에서는 나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 친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나이가 들수록 더 넓은 범위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조카 등 친척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반려견을 키우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두의 인생이 행복하기를!
참고 <혼자살아도 괜찮아>, 엘리아킴 키스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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