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조에게 수십억의 수익을 안겨준 노래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쾌한 가수는 단연 ‘노라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닌 패션 감각과 정신 나간 노래 가사가 정말 최고다. 그런 노라조도 가끔은 분위기 있는 발라드를 부르기도 하는데, 그들은 발라드마저도 개그로 승화시킨다. 그렇게 나온 곡이 바로 ‘변비’다.

 

 

길지는 않았지 너와의 시간

하지만 넌 지금도 내 안에

뿌리를 내린 듯

움직이지 않는 너를 이제

보내려 해

 

왠지 조금은

쌀쌀한 바람이

왠지 오늘은

나를 아프게

 

항상 하던 이별이

오늘따라 왜 이리

힘겨워 눈물이 난다

 

밀어낸다 내 안의 너를

힘이 들지만 너를 보내련다

 

아마 나도 쉽지 않을거야

힘내 숨이 꽉 막혀도 숨이 꽉 막혀도

 

언제나 그렇지 담배를 물고

길게 내 뿜는 한숨은 길고

끊길 듯 끊길 듯 너와의 인연은

나를 아직 이 자리에

 

왠지 조금은 숨쉬는 것조차

왠지 오늘은 벅차 올라

 

밀어낸다 내 안의 너를

힘이 들지만 너를 보내련다

 

아마 나도 쉽지 않을거야

힘내 멈추지 않도록 멈추지 않도록

돌아가는 너를 보내며

멀어져가는 내게 안녕하며

이제 나도 야채 먹을거야

우유 요구르트 고구마

 

안녕 내 변비여

 

처음에는 이별에 관한 노래 같지만, 듣고 있으면 가사에서 구수한 냄새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 노래는 너무 더럽다는 이유로 심의에 걸려 방송에 나오지 못했고, 결국 앨범 활동을 접게 된다. (MBC에서만 통과됐었다고…)

그런데 이 노래에는 쌍둥이 곡이 하나 있다. 당시 멤버였던 이혁이 변비 말고 다른 가사를 해야 한다고 소속사 사장님에게 떼를 써서 ‘형’이라는 노래를 녹음하게 된 것. 그런데 이 노래가 대박이 났다.

 

 

삶이란 시련과 같은 말이야

고개 좀 들고 어깨 펴 짜샤

형도 그랬단다 죽고 싶었지만

견뎌 보니 괜찮더라

 

맘껏 울어라 억지로 버텨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테니

 

바람이 널 흔들고

소나기 널 적셔도

살아야 갚지 않겠니

 

더 울어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 테니

 

세상에 혼자라 느낄 테지

그 마음 형도 다 알아 짜샤

사랑을 믿었고 사람을 잃어버린 자

어찌 너 뿐이랴

 

맘껏 울어라 억지로 버텨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테니

 

더 울어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 테니

 

세상이 널 뒤통수 쳐도

소주 한 잔에 타서 털어 버려

 

부딪치고 실컷 깨지면서

살면 그게 인생 다야

 

넌 멋진 놈이야

 

이 노래는 힘든 시기를 겪는 많은 청년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첫 번째 ‘짜샤’에 웃고, 두 번째 ‘짜샤’에는 누구도 웃지 않았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노래의 느낌을 정말 잘 살린 표현이다. 실제로 자살하려다 이 노래를 듣고 생각을 고쳤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인데, 유튜브 댓글에도 ‘사람을 살리는 노래’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노라조가 인터뷰에서 밝히길,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곡이라고 한다. 자살 예방 교육이나 군대 정훈교육에서 많이 애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곡인 데다 앨범 자체도 활동을 포기했었는데, 이렇게 대박이 나서 노라조도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익숙한 멜로디와 감동적인 가사를 듣고 있으면 절로 명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라조가 평소의 개그 컨셉만 살려 앨범에 ‘변비’만 수록했었다면 이런 성공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성공을 예상하고 ‘형’이란 노래를 따로 만든 것도 아니다. 가사만 바꿨을 뿐이다. 그 결과는 엄청난 성공으로 돌아왔다. 성공하는 콘텐츠가 가진 1% 비틀기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참고 <노라조에게 수십억의 수익을 안겨준 역대 초유의 곡>, 에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