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 디자이너가 만든 가방 논란

예술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작가가 제아무리 노력을 기울여 만든 것일지라도 남의 작품을 무작정 따라했음이 밝혀지면 예술품의 자격을 잃는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대중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을 때다. 대부분의 논란은 후자에 더 가깝다.

 

세계가 코로나로 한창 시끄럽던 4월, 한 디자이너의 가방이 논란이 됐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출신 디자이너인 아널드 푸트라가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렸다. 하얀색의 핸드백. 그러나 문제는 이 핸드백의 소재 였다. 바로 멸종 위기라는 악어의 혀와 생전 골다공증을 앓았던 어린이의 등뼈였던 것이다.

 

 

거세지는 비난 여론에 가방은 판매가 중단됐지만 그는 “합법적인 경로로 입수했다”고 반박했다. 캐나다에서 샀는데, 캐나다에서는 의료업계에 기증된 사람의 뼈를 취급하는 공식 업체들에서 뼈를 구매하는 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가방의 몸체로 쓰인 악어 혀에 대해서는 “악어 고기와 가죽 산업의 부산물”이라며 “충분한 재료를 모아서 혀를 평평하게 펴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사에 대한 댓글들도 디자이너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

 

 

도대체 어디까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줘야 하는 것일까. SNS상에서 주목을 받기 위해서라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게 당연시 돼 버린 세상이다. ‘관종’에도 정도가 있다고, 이번 경우에는 단순히 ‘관종’이라고 하기엔 인간에 대한 예의마저 없는 것 같다. 이 사람의 ‘관종짓’은 순간이지만(인스타그램 업로드) 인간의 존엄은 지구 온난화로 조금씩 사라져 가는 극지방의 빙하처럼 무너져가고 있다.

 

참고
1) <어린이 등뼈로 핸드백 만들고…김일성大 인증샷 올리며 조롱>, 조선일보
2) <“골다공증 아이 척추로 만들었습니다” 충격의 ‘사람 뼈’ 핸드백>, 중앙일보
3) <“손잡이가 어린이 등뼈” 디자이너 핸드백…윤리성 논란>,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