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가 살기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 자신이다. 인간은 가용성 편향이나 손실 회피 편향 같은 여러 가지 심리적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상황 판단은 힘들고 자기 위주로 모든 것을 해석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에서 나오는 말은 옛날에는 대학만 나오면 바로 취업이 되어서 그 시대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꿀” 빨았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정말 그럴까?

 

그런 젊은 세대에 이야기에 대해 어떤 분이 커뮤니티에 작심하고 쓴 글이 있다.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글쓴이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댓글 반응도 글쓴이 주장에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포털에서 80년대 대한민국이라고 입력하니깐 사진들이 여러 장 나왔는데 그 모습은 다음과 같다.

 

 

사실 이분법적인 사고는 모두에게 해롭다. 서로 이해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양비론 같지만 20대 친구들의 말도 일리가 있고 글쓴이의 말도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80년대 직장생활을 한 현역이었는데 누가 나한테 꿀 빨았다고 하면 진짜 화가 날 것 같다. 당장 우리 아버지만 봐도 90년대에 일했던 모습을 내가 떠올리면 정말 야근이 많았고 우리 아버지도 대기업 그것도 당시 최고로 잘 나가던 건축회사를 80년대부터 다녔는데 우리 집도 서울에 있는 아파트 입성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초등학교 때는 방 두 칸짜리 일반 주택에서 산 적이 있었는데 겨울에 난방비 아끼려고 연탄일 땔 수 있는 방에서 모든 식구가 잤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게 난다. 절대 그들의 삶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성장 가능성이라는 것은 명확했다.

 

지금의 20대는 문화적으로 의식적으로 훨씬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라는 것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위의 댓글에서 나온 말이 그렇게 가능성을 찾고 싶으면 지금 우리나라 80년대처럼 쭉쭉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에 가서 살아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베트남에 한 번 가봤는데 딱히 거기서 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성세대도 20대를 이해해줘야 하는 부분이 이들은 갑자기 뜬금포로 튀어나온 AI와 경쟁을 해야 하고 플랫폼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승자독식이 심해진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은 누가 생각해도 숨 막히는 일이다. 내가 예전에 정말 친한 친구가 집 앞에서 에덴슈퍼를 했는데 요즘은 과연 그런 작은 가게가 생존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결론적으로 어느 시대나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정도의 차이는 다르고 맥락도 다르겠지만 언제나 100%는 없다. 결국 서로를 욕하고 비난해봤자 남는 것은 없다.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하소연은 그냥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로 약간만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그게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알차게 사는 방법이다.

 

참고 <80년대가 살기 좋았다는 분들은 그렇게 사시면 됩니다>, 뽐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