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연애와 다르다. 연애는 두 사람 사이의 일이지만,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일이기 때문이다. 연애보다 더 많은 이해와 배려와 양보가 필요한 일이다. 현실적인 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당장 살 집도 없는데 다짜고짜 결혼식부터 올릴 수는 없는 일이다. 경제적, 지리적, 문화적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조건을 따진다고 해도 아무거나 따져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는데 바로 다음과 같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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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가치가 고작 8,000만 원밖에 안 하냐고…” 이 말은 내가 살면서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어리석은 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이 부모는 도대체 딸을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돈 받고 파는 상품인가? 이런 생각이야말로 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결혼할 때 경제적 조건을 따져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결혼은 일종의 독립이다. 만약 두 사람의 경제력을 합쳐도 원하는 수준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결혼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부부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느냐 없느냐’다. 그런데 이를 곡해해서 얼마 정도는 갖고 와야 한다느니, 혼수가 부족하다느니 하는 소리가 나오곤 한다. 왜 경제적 조건을 따져야 하는지 그 핵심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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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결혼은 미래를 함께 일구어 나가는 일이라는 걸 말하고 싶다.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 배우자에게 희망하는 연봉 수준이 평균 5,040만 원이었다고 한다. 위 세대별 연봉은 평균값이다. 사실상 상위 10%가 하위 90%의 평균을 끌어올린다는 걸 생각하면, 결혼 적령기에 5,000만 원 이상 연봉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배우자 희망 연봉에 따라 결혼하려면 나이가 40은 넘어야 한다…
결혼은 완벽한 조건을 갖춰서 하는 게 아니다. 일부를 제외하면 그런 결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신 그런 모습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원하는 꿈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결혼은 현재 자신의 가치를 팔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함께 꾸려나갈 수 있는 미래의 가치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고생하면서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워나갈 때 사랑이 깊어지고 행복이 찾아온다. 그렇게 애쓰는 게 싫다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게 낫다. 혼자 살면 훨씬 편하다. 그럼에도 굳이 힘든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면, 그 길을 걸어야 할 의미와 목적을 생각하길 바란다. 절대 남들이 다 하니까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함께 하기 때문에 이룰 수 있는 꿈과 미래를 위해 결혼하도록 하자. 그게 결혼을 제대로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참고 : 3년 사귄 예비신부랑 헤어진 남자, 이토랜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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