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낫다 vs 비만이 낫다… 결론은?

 

 

가수 비가 예능 프로 <맛있는 녀석들>에 출연했다. 비는 <맛있는 녀석들>과 가장 안 어울리는 연예인이 아닐까 싶다. 비가 누구인가? 완벽한 몸매와 뛰어난 춤 실력을 자랑하는 1세대 월드 스타 아니었던가? 전성기 때는 방송에서 “완벽한 몸매를 갖는 게 진정한 프로의식”이라는 발언까지 하기도 했다.

 

<맛있는 녀석들>의 뚱보들에게는 천인공노할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먹는 것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 6인분을 15분 만에 먹어놓고는 편집으로 25분까지 늘려 달라고 대놓고 주작 방송을 하는 사람들. 그들이 ‘맛있는 녀석들’ 아니던가!

 

그런 비와 뚱4가 만났다. 당연하게도 갈등이 벌어졌다. 여전히 몸매 관리를 위해 ‘곤약쌀’을 먹는다는 비. 그런 비를 한심하고 애처롭게 바라보는 뚱보들. 여기서 의미심장한 vs가 등장했다. ‘곤약쌀 먹고 성공한 비 vs 막 먹고 행복한 뚱4’ 과연 누가 더 좋을까?

 

 

<맛있는 녀석들> 제작진은 위 대결을 온라인에 투표로 올렸다. 5.1만 명이 참여한 결과(이 정도면 웬만한 전문 조사기관에서 진행하는 설문조사보다 참여자 수가 높다), 7:3으로 ‘비만이 낫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댓글에도 “지금 다이어트 중인데 비보다는 비만 씨가 더 행복할 거 같음….”, “근데 진짜 먹고 싶은 거 못 먹으면 불행해집니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행복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심리학자들의 결론은 어떨까? 성인남녀 814명을 72년간 추적 관찰한 심리학자 조지 베일런트는 책 <행복의 조건>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7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1)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2) 교육

 

3) 안정된 결혼생활

 

4) 금연

 

5) 금주

 

6) 운동

 

7) 알맞은 체중

 

50대에 이르러 5, 6가지 조건을 충족했던 사람 중 50%는 80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였다. 이들 중 7.5%만이 ‘불행하고 병약한’ 상태였다. 반면 50세에 3가지 미만의 조건을 갖추었던 사람 중에서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이들은 80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4가지 이상의 조건을 갖춘 이들보다 3배나 높았다.

 

보다시피 7가지 요소 중 건강과 관련된 게 4가지나 된다. 그중 하나는 콕 집어서 ‘알맞은 체중’을 가리키고 있다. 그럼 다시 <맛있는 녀석들>의 질문으로 되돌아가 보자. ‘비가 낫다 vs 비만이 낫다’ 무엇이 맞을까? 심리학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가 낫다’가 결론이다.

 

우리는 젊었을 때 건강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30대까지는 각종 성인병에 대한 위협이 그다지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가 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건강 관리를 하지 않으면 이때부터 말 그대로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그리고 몸이 아프면 행복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나는 재작년 즈음 허리가 아팠다. 디스크였는데, 수술까지 필요한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고, 한동안 물리치료를 받는 정도로 처방을 받았다. 의사는 별것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아파 죽을 것 같았다. 희한하게도 앉으면 괜찮고 누우면 아픈 상태였는데, 덕분에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고통과 피로 때문에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그런 나를 보고 누가 그러더라. “아프면 삶의 만족도가 바닥을 찍는 법이다.” 그렇게 고생하고 난 뒤 고가의 의자를 구매했다. 그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더라.

 

그저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걸 넘어서 질병으로 인한 고통으로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심한 관절염에 걸리면 외출도 힘들고, 일상생활도 불편해서,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이 찾아올 확률이 높다. 당뇨병에 걸리면 먹는 것도 제한이 걸리고, 온종일 처지는 기분으로 인해 역시나 우울증이 함께할 확률이 높다.

 

물론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는 것도 충분히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절제와 관리 없이 맛있는 것만 추구하다가 건강을 망치면, 그로 인해 찾아오는 불행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안타깝게도 그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모른다. 관절염에 걸리고, 당뇨병에 걸리고, 디스크가 아작나 봐야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반면에 질병과 우울증을 함께 달고 살다가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을 개선하고 난 뒤, 삶이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아프다가 안 아프면 삶이 얼마나 살맛 나겠는가?

 

따라서 잠깐의 행복이 아니라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나이가 들어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늙고 싶다면, 비만보다는 비가 낫다. 그래도 곤약쌀만 먹고 사는 게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뇨병에 걸리면 어쩔 수 없이 계속 곤약쌀만 먹어야 한다. 하지만 평소에 곤약쌀을 먹으면 1주일에 하루 정도는 먹고 싶은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 그것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건강한 삶을 추구하자.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기 위해 노력해보자. 그게 진짜로 행복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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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맛있는 녀석들>, Comedy TV

2) 책 <행복의 조건>

3) 책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