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된다. 여러 글에서 밝혔듯이 내가 삶의 신조로 삼는 말이다. 내 마음을 다스리기도 힘들고, 타인의 마음을 다스리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게 어렵다는 걸 깨닫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신조로 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뒤집으면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내 마음을 다스릴 줄 알면 성과를 낼 수 있고, 타인의 마음까지 다스릴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게 자기계발이라면, 타인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설득이다. 사실상 모든 비즈니스는 타인의 마음을 사는 것, 즉 설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주 간단한 말 한마디로 설득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책 <거절당하지 않는 힘>에 따르면 설득은 2가지 동기를 자극한다고 한다. 하나는 설득을 수용하려는 동기. 다른 하나는 설득에 저항하려는 동기이다. 예를 들어 광고를 보면 물건을 사고 싶다는 구매 동기를 느끼면서 동시에 저 물건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저항 동기를 동시에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저항 동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저항을 인정하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상대방이 더 크게 저항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저항을 인정하면 설득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심리학자 제이 린과 에릭 놀스는 두 종류의 설득 메시지를 준비했다. 하나는 “여러분이 동의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이라는 말로 학생들의 저항을 인정한 뒤 “등록금을 약간만 인상한다면 훨씬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다른 하나는 저항을 인정하는 말 없이 바로 등록금 인상에 관하여 언급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저항을 인정하는 표현이 포함된 설득 메시지가 훨씬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설득 내용도 상관없었다. 그저 저항을 인정하기만 해도 설득 효과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면 어떨까? 설득하기 전에 항상 상대방의 저항을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네가 하기 싫어하는 건 알지만”, “이 제안에 동의하진 않겠지만”, “귀찮으시겠지만”… 이런 식으로 상대의 저항에 먼저 공감해주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타인의 마음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게 설득력을 높여서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인생에서 그보다 강력한 무기는 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 : 책 <거절 당하지 않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