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직원이 50대 다른 직원에게 “XX씨”…

입사 이후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 어떤 사람들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서로 소개를 나누다 보면 저절로 나이를 먼저 묻게 된다. 내가 상대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상대를 낮춰보려고 하는 건 결코 아니다. 그래도 나이를 물을 수밖에 없는 건, 나보다 경력이 많은 선배인데 나이가 어리다거나, 후배인데 나이가 많을 경우에 자칫 나의 태도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우려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한 50대 직원의 분노 사연(사진 위)이 올라왔다. 글의 문맥상 직급은 딱히 없는 것 같고, 단지 50대 직원의 특징에 알바라는 게 눈에 띄었다. 아무쪼록 상사와 부하직원이 아닌 관계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50대 직원은 조카뻘인 20대 직원이 자신의 이름에 씨만 붙여서 부른다는 게 꽤 거슬린 모양이다. 물론 게시글의 후반부엔 20대 직원의 예의 없는 태도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도 한몫했다고 나온다. 댓글 반응은 직급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닌데 ‘~씨’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러운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물론 ‘~씨’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언급된 것처럼 대체로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쓴다고 나와 있다. 최근 직급 구분이 없는 회사에서는 이름 뒤에 ‘~님’을 붙여 서로를 부르기도 한다. 조직문화를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호칭만 바꿔 부른다고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했던 서열문화가 순식간에 없어질리가 없다. 호칭을 바꾸기 전에 먼저 구성원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가를 파악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만약 호칭문화를 파괴하자는 회사의 방침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대안이 없다고 느낀다면 이럴 때는 그저 ‘나는 왜 여기서 일하는가’라고 스스로 물으며 ‘일’ 자체에 충실히 하는 것이 답이겠다.

 

참고 <20대 후반 직원이 50대 다른 직원에게 “XX 씨”… >, 딴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