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도 인정하는 저출산의 원인.jpg

 

 

진짜 이게 무슨 일인가? 어째서 두 그래프는 이토록 놀라운 일치율을 보여주는가? 정말로 아기는 황새가 물어다 주는 걸까? 그래서 황새 수가 줄어들자 출산율도 떨어지는 걸까? 그럼 다음 그래프도 함께 봐 보자.

 

 

위는 미스 아메리카의 나이와 증기에 의한 살인 사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놀랍지 않은가? 미스 아메리카의 나이가 많아지면 살인 사건이 증가하고, 반대로 줄어들면 살인 사건이 줄어든다. 그럼 국민의 안전을 위해 미스 아메리카는 어린 나이의 사람으로 뽑아야 하지 않을까?

 

 

이는 사회학 박사 학위 수여자와 항응고제로 인한 사망자의 추이를 비교한 것이다. 정말 놀랍다. 이쯤 되면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이 쥐약을 갖고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해봐야 하지 않을까?

 

아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신은 통계의 함정에, 그래프의 거짓말에 속고 있는 것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당신이 꼭 알아야 하는 명제가 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르다.”

 

미스 아메리카의 나이와 증기 살인 사망자 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스 아메리카의 나이가 많아서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사회학 박사 학위 수여자와 항응고제로 인한 사망자 사이에도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이 쥐약을 들고 다닌다는 얘기는 아니다. 상관관계가 성립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그 둘이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상관관계는 ‘우연히’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인과 요인에 의해 전혀 상관없는 두 수치가 일치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 사고 숫자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아이스크림 판매를 제한해야 할까? 아니다. 여름이라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고, 여름이라 물놀이 가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지, 아이스크림과 익사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위 그래프는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과 유기농 식품 판매량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놀랍지 않은가? 유기농 식품 판매가 늘어날수록 자폐증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유기농 식품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또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해해서 벌어진 일이다.

 

이 그래프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라는 헛소리를 비꼬기 위해 나온 일종의 농담이다. 백신을 맞는 사람 숫자가 늘어날수록 자폐증 진단도 늘어난다는 주장이 나오자, 유기농 식품 판매도 마찬가지라는 반박을 들고 온 것이다. 즉, 백신도, 유기농 식품도 자폐증과 무관하다는 말이다.

 

이처럼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면 헛소리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헛소문에 사람들이 동요해 백신 접종률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거의 사라진 줄 알았던 홍역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홍역은 한번 예방 접종을 맞으면 사실상 걸릴 일이 없는 병인지라 선진국에서는 거의 박멸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미국에서는 2000년에 미국 내 홍역 바이러스의 소멸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백신이 해롭다는 말에 속은 사람들이 예방 접종을 거부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사라진 홍역이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황새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왜 황새 수와 신생아 수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 감소하고 있는 걸까? 글쎄… 이 정도로 일치할 정도면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환경 오염 물질이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끼쳐 황새와 사람 모두의 숫자를 줄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놀라운 일이 벌어질 거라 믿기 보다는, 우연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우리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그중에는 마치 사실인 것처럼 교묘하게 위장한 헛소리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요즘 헛소리들은 통계와 그래프까지 동원한다. 어려운 용어와 수치가 포함되어 있다고 사실이라고 덜컥 믿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럴 때 속고 싶지 않다면 책 <똑똑하게 생존하기>에 나오는 다음 문장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어떤 주장이 너무 좋거나, 너무 나쁘거나, 너무 놀라워 도저히 사실일 것 같지 않다면, 아마 그 생각이 맞을 것이다.”

 

 

거짓과 기만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헛소리 까발리기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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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트위터 @osori312 (링크)

2) 책 <똑똑하게 생존하기>

 

※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