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려는 회사가 좋은 곳인지 모르겠어요.”
아마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입사 대기 중인 사람이라면 이런 고민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직장인 커뮤니티가 발달해서 최악의 회사를 골라내기가 과거보다 훨씬 더 수월해졌다. 그럼에도 좋은 직장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월급, 워라밸, 복지, 분위기 등 따져봐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좋은 직장을 고르는 4가지 기준에 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 기준을 활용하면 워라밸이나 분위기 등 많은 요소를 포괄적으로 따져볼 수 있다. 이 기준의 핵심 키워드는 성장이다.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따져보면, 어떤 회사를 가야하고, 어떤 회사를 피해야 할 것인지 생각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1) 개인 성장 X, 회사 성장 X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이 나의 경력과 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개인의 입장에서 그런 회사는 피하고 싶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회사 입장에서도 똑같다. 직원을 뽑아도 회사의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런 직원을 뽑고 싶은 회사는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직장이다.
상당수의 단기 알바나 일용직 근무가 여기에 속한다. 개인이나 회사나 모두 성장을 기대하지 않기에,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고용 형태를 추구하는 셈이다. 만약 오래 다녀야 할 회사에 취업했는데, 개인 성장과 회사 성장을 모두 기대할 수 없다면, 그 일은 단기 알바와 다를 바 없다고 봐도 좋다. 빨리 퇴사나 이직을 준비하는 게 낫다.
2) 개인 성장 X, 회사 성장 O
회사가 개인을 이용해 먹는 경우다. 지나치게 많은 야근, 쥐꼬리만 한 월급 등이 이런 회사의 대표적 특징이다. 물론 회사 사정이 어려울 땐 야근도 할 수 있고(야근 수당은 주고), 급여도 동결될 수 있다. 하지만 사장님 차는 점점 비싼 거로 바뀌는데, 직원들 월급은 계속 제자리에 근무 환경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 회사는 계속 다니는 걸 고려해봐야 한다.
흔히 말하는 블랙 기업, 좋소기업이 주로 여기에 해당한다. 직장인 커뮤니티를 잘 살펴보면 이런 회사를 구분할 수 있다. 근데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예를 들면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어서 개인 성장을 도모하기 어려운 경우다. 이러면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문제가 된다. 이직을 하거나 이사를 하거나 둘 중 하나를 고려해보는 게 좋다.
3) 개인 성장 O, 회사 성장 X
이건 반대로 개인이 회사를 이용해 먹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애사심이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자기 할 일만 하면, 회사야 어찌 되든 별로 상관하지 않는 태도다. 사실 고용 관계라는 게 자기 할 일만 잘하면 충분하긴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팽배하면 회사에 발전이 없다. 그래서 회사는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를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공무원이다. 회사의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회사가 국가…), 그 성장으로 인한 개인의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무척 경직된 조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처지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쉽다. 일반 기업에서도 회사의 성장이 개인의 성장과 무관하다는 인식이 박히는 순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4) 개인 성장 O, 회사 성장 O
회사와 개인이 윈윈하는 관계다. 가장 이상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고, 이런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축복받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말해도 좋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나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거나, 회사의 성장이 나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사실상 이쯤 되면 회사와 개인은 운명공동체라고 봐도 좋다.
그런데 이런 직장을 무조건 ‘골라잡겠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건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에 불과하다. 개인 성장과 회사 성장을 동시에 이루려면, 개인이 적극적으로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회사가 그저 월급 주는 곳이 아니라,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또한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 그리고 그 사이에서 서로가 윈윈할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을 찾았다면, 다시 말하지만, 정말 축복받았다는 말을 들어도 좋다.
이미지 출처 : 드라마 <김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