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의 능력은 사실 한가지 분야에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닌, 여러가지 분야로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는 걸 가장 절실히 깨닫는 때가 바로 취업시 꼭 써야하는 서류 ‘자기소개서’가 아닐까. 이제는 이 자기소개서에 성장배경이나 가족사항을 넣지 말라는 충고는 이미 옛말이 돼 버렸다. A회사에 지원할 때는 A회사에 잘 맞는 나에 대해서 쓰고 B회사에 지원할 때는 B회사에 잘 맞는 나에 대해서 쓰는 게 당연해진 요즘. 자기 소개서가 자기 ‘소설’서로 불리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사람인에서 신입사원 292명으로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의 절반(51.7%)이 자기소개서 문항에서 가장 까다로운 내용은 바로 이 회사에 지원하는 동기라고 했다. 그리고 취업준비생 1070명중 ‘자소설’을 썼다는 사람의 비율은 60%에 달했으며, 이중 지원동기, 이유 부분에서 ‘소설’을 썼다는 사람의 비중은 40%가 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올라온 트위터 게시물(위 사진)에 언급한 대로 진정한 입사 동기야 말로 ‘돈 벌기 위해서’인데 이것을 평소엔 생각도 안했던 지원하는 회사와 나와의 관계를 떠올려야 하고, 하루하루 살아내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포부’까지 밝혀보라고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본 기사 중에 취업준비생들의 진짜 마음을 담은 ‘솔직한 자기소개서를 써봤다’는 내용의 체험기사가 올라와 화제가 됐다. 기사의 맨 끝 마지막 줄은 이렇게 끝난다. “지금 이 자소서가 정말 좋은 사람을 뽑는데 필요한 것인지를”이라고(아래 기사 링크 참조). 심히 공감했다. 사실 자기소개서에 나온 학력과 성적, 그리고 각종 활동보다 그 너머에 있는 ‘태도’가 더 중요하겠다. 실제로 입사했을 때 가장 필요한 신입사원은 억대의 사업을 따오는 이가 아니라, 눈 앞에 있는 복사기에 종이가 걸렸을 때 그것을 척척 빼내서 다시 모두가 원활하게 프린트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참고
1.<세상에서 제일쓰기 어려운 소설 甲.jpg>, 웃긴대학 (링크)
2.’자소서’, 진짜 솔직하게 써봤다[남기자의 체헐리즘], 머니투데이(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