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했는데 고장났어’ 의 기준

 

전자기기를 다룬다고 했을때, 콘센트에 코드를 꽂고 전원을 켜고 가끔 버벅거릴 땐 껐다가 켜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이들(필자 포함)이 가장 놀랄 때가 바로 갑작스럽게 전자기기가 갑자기 작동이 되지 않을 때다. 분명 나는 ‘아무것도’ 건드린 게 없는데 어째서 고장이 나는 거지? 하지만 이런 고민은 수리센터에 가면 금방 고민이 아닌 반성으로 바뀐다. ‘아~ 내가 평소 이 기기를 이렇게 다뤘기에 (부품 또는 프로그램 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구나’라고 이렇게 또 하나 알고나면 다행이다.

 

이번 게시글을 보면서 혼자서 전자기기를 다루든 아니면 업무와 관련된 일을 하든,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매뉴얼’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상기했다. 무언가가 고장이 나는 등 이상이 생겼을 때, 그것의 원인을 파악하고 바로 잡는데는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그 시간과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다면 들여야하는 게 맞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면 이것은 다른 일을 처리해야 하는 데 들여야할 것을 낭비해버리는 셈이다. 흔히 인용하는 어이없는 고장 사례는 코드를 꽂지도 않고서는 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며 호들갑을 떠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기기를 샀을 때나, 새로운 업무를 맡았을 때 그것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읽어보거나, 그동안 그 업무를 맡았던 사람들의 과정을 훑어보는 시간을 갖는가?

 

이와 함께, 이번 게시글을 보며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속담도 떠올랐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일에는 반드시 이유(부정적인 뉘앙스로는 핑계)가 있기 마련이라는 의미인데, 사람이 조작하는대로 실행하는 기기는 사람을 속일 능력이 없다. 그저 이 기기를 다루는 사람만 타인을 또는 자신을 속일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어떤 결과 앞에 ‘아무것도 안 한 건’ 결코 없다. 우리 삶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참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 고장났어’ 의 기준>, 웃긴대학(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