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할 뿐만 아니라 인성적으로도 존경하는 배우가 바로 톰 크루즈다. 뭐 경력부터 화려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다. 연기력이 좋은 데다 작품 고르는 선구안도 좋아서 톰 크루즈가 출연한 작품이라고 하면 믿고 보는 수준이다. 그냥 좋은 수준을 넘어서 인생 영화라고 불러도 좋을 작품도 ‘여러 편’이다. 게다가 나이가 드는 데도 스턴트 연기를 직접 소화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할리우드의 성룡’이라 불리며 배우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는 중이다. 하지만 톰 크루즈가 존경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투철한 직업정신이다. 특히 팬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서는 인성킹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그런데 팬들에게 인성킹으로 행동하던 톰 크루즈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대체 이분이 왜 그러시나 싶었는데 사정을 알고 나니 그럴 만 하더라.
“우리는 이번 영화 제작을 통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어 이 개XX들아! 사과할 필요 없어. 우리 영화 업계가 셧다운을 당해서 자기 집을 잃는 이쪽 업계 사람들에게나 사과하라고. 한 번만 더 그러면 넌 당장 해고야. 스텝진들 중 단 한 명이라도 그러면 끝이야. 당신도 당신도 다! 당신말야, 절대 또 그러지 마라!”
그가 욕설을 날린 이유는 <미션 임파서블 7> 촬영 중 스태프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톰 크루즈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영화 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코로나에 대비한 프로토콜을 만드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스태프가 이를 어기자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톰 크루즈가 더 멋있게 느껴지는 건 나뿐일까? 사정을 알고 나자 그가 격하게 반응했던 것도 이해가 간다. 오히려 격하게 반응해줘서 고맙다는 생각도 들 정도다. 현재 우리나라도 코로나 전염이 심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앞두고 있다. 그 결과는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고민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인구 100만 명당 발생률이 866명이다. 이 수준에도 심각한 고통이 느껴지는데, 미국은 100만 명당 발생률이 51,794명이다. 코로나가 얼마나 큰 위협이 되고 있는지 숫자만 봐도 느껴질 것이다.
영화 산업은 이러한 상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극장은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공간 중 하나고, 관객 수는 급감했다. 제작도 문제다. 촬영장에 수백 명의 스태프가 함께해야 하는 만큼 아예 촬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제작사도 많다. 그래서 많은 영화가 제작을 미루거나 아예 제작을 포기했다. 그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은 수천을 넘어 수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톰 크루즈의 격한 발언은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욕설은 좋은 소통법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충격 요법도 필요하다. 본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면 사태의 심각성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안일한 행동이 나올 수 있다. 그런 행동은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톰 크루즈는 제작자로서 그런 상황을 책임지고 막아야 하며, 그 심각성을 제대로 전달할 필요도 있었다. 그 책임을 다하고자 한 발언이었기에, 톰 크루즈가 오히려 멋있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오디오 링크 : https://www.the-sun.com/entertainment/1977533/tom-cruise-covid-mission-impossible-rant/
참고 : 톰 크루즈 – ‘미션 임파서블 7’ 촬영장에서 코로나 수칙 어긴 스텝에 욕설, 익스트림 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