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지각한 대학원생.jpg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한 인물에 관한 일화다. 조지 댄치그라는 수학자의 대학원생 시절 이야기인데 이 학자는 선형 계획법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선형 계획법이란 여러 종류의 한정된 자원을 투입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최대로 하면서 비용을 최소로 하기 위한 문제 해결 방식을 말한다. 이 이야기 끝에 달린 뒷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후 댄치그는 박사 졸업논문으로 쓸 것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 담당 교수가 “그냥 전에 풀었던 그거나 제출해”라는 조언을 듣고 그것을 고스란히 제출하고 박사학위를 땄다고 한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댄치그의 일화 말고도 독일 출신의 수학자 알렉산더 그로탕디에크의 일화도 들고 있는데 그 역시 대학원생 시절 담당 교수로부터 풀리지 않는 문제 6개를 받았다. 교수는 그에게 “6개 중 하나라도 진전시키면 박사학위 논문에 충분할거다”라고 조언했는데, 조언이 무색하게 6개 모두를 다 풀어버렸다고 한다.

 

현대 수학자들의 젊은 시절 천재성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은 건, 이들의 문제 풀이를 인정해주고 박사학위 논문에 써 먹으라고 한 담당 교수님들의 판단이었다. 댓글에도 교수가 스틸 안한 게 대단한 거라는 내용이 있었다. 연구와 교육의 최상층에 있는 대학원의 좋지 않은 현실이 묻어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오고 인공지능의 일자리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학문과 학문사이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인재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전에 갖춰야할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바로 기성 학자들이 후학의 연구활동을 독려하는 연구 풍토와, 연구 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사회가 인재를 키워준다는 믿음이 있을 때, 위와 같은 사례들은 특이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의 흔한 일상이 되지 않을까.

 

참고 <수업에 지각한 대학원생.jpg>, 루리웹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