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멀리서도 찾아간다는 맛집은 어디?

맛집 소개는 인터넷에서 가장 잘 팔리는 콘텐츠 중 하나다. 소비하는 사람도 많고, 생산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맛집 소개 콘텐츠가 너무 많다 보니 제대로 된 정보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빅데이터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 점수 높은 맛집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유용하지 않을까?

 

SK텔레콤에서 T맵 미식로드라는 맛집 추천 어플을 내놓았고, 2달 만에 이용 횟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100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과연 어땠을까?

 

 

1) 가장 먼 거리를 찾아가는 메뉴는 ‘강구항 대게’였다. 다음은 섬진강 재첩국수였다. 긴 거리를 감수할 정도로 맛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본고장을 찾아야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는 메뉴라는 뜻도 된다.

 

2) 맛집으로 가장 많이 찾은 지역은 강원도로 6곳의 맛집을 10위권에 포함시켰다.

 

3)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한우였다. 이동 거리 상위 10대 맛집에 한우 전문점이 3곳이나 들어 있다.

 

 

4) 업종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간도 달랐다. 점심시간에는 중국집, 저녁시간에는 고깃집이 붐볐다.

 

5) 이용자의 27%는 유명 맛집을 선택했고, 22%는 현지인이 자주 찾는 맛집을 선택했다.

 

위 데이터에도 한계는 있다. 일단 자동차로 찾아가기 힘든 맛집은 제외된다. 상대적으로 지방에 있는 맛집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맛집 찾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더 많은 맛집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다. 이 결과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1) 게이트키퍼가 사라진다

 

과거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려면 미디어에 노출되는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맛집 프로그램에서 뒷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수년 전 케이블은 700만 원, 공중파는 1,000만 원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디어에 기댈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직접 방문한 데이터가 공개되니, 유명한 거로 유명한 맛집이 아니라 진짜 맛있는 맛집을 구별할 수 있다. 미디어라는 게이트키퍼 없이도 유명세를 펼칠 수 있다는 말이다.

 

2) 자리보다 맛

 

‘장사는 자리고, 자리가 돈이다’라는 말이 있다. 특히 음식 장사는 더 그렇다. 아무리 맛있어도 주택가 한복판에 있으면 장사가 잘될 턱이 없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에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맛집 플랫폼이 생기고, 정보가 제공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아무리 구석진 곳에 있어도 맛있다는 정보만 있으면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다. 맛에 자신이 있다면 복잡한 길목에 있는 것보다 한적한 곳에서 널찍한 주차장을 제공하는 게 훨씬 더 나을 수 있다.

 

3) 부익부 빈익빈

 

맛집이라는 게 알려지면 사람이 몰린다. 이렇게 보기 좋게 통계로 제공하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 잘되는 집은 더 잘 되고, 안되는 집은 더 안 된다.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질 거란 이야기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승자가 독식하는 비중이 커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플랫폼은 경쟁을 지역 단위가 아니라 전국 단위로 바꾸고 실시간으로 그 결과를 통보한다. 더 심해진 경쟁은 자연스럽게 승자에게 더 많은 전리품을 돌려줄 것이다.

 

참고
1) T맵 미식로드 누적 방문수 100만 돌파 기념! ‘사람들의 검색이 궁금해’, SKT insight
2) 미식가들이 가장 먼길 운전해서 가는 맛집은?, 한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