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 와서 가장 놀라는 일 중 하나. 카페에서 지갑, 스마트폰, 노트북 같은 귀중품을 두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가져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외국이었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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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한국 사람은 얼마나 정직할까? 수치로 표현할 수 있을까? 2014년 외국의 한 화장품 브랜드에서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일종의 사회 실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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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지하철 안. 출입문 근처에 꽃과 선물 그리고 GPS가 담긴 종이 가방이 놓여 있다. 100개의 종이 가방은 100대의 열차를 타고 1호선을 타고 운반될 예정이다. 과연 종이가방은 얼마나 돌아올 수 있을까? 즉, 돌아온 종이가방 수만큼 서울 시민의 양심을 알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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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어땠을까? 실망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가방을 들고 열차를 떠나기 시작했고, GPS를 통해 종이 가방이 열차를 이탈했음이 밝혀졌다. 하루를 마치고 100대의 열차가 모두 도착했을 때 돌아온 종이 가방은 6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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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날 반전이 일어났다. 수많은 GPS 신호가 한 곳에 모여있는 것이다. 그곳은 바로 지하철 유실물 센터. 이곳에 81개의 종이 가방이 접수되었다. 최종적으로 돌아온 종이 가방의 수는 87개. 87%의 정직함이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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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실험은 또 있다. 한 외국인이 길 가다 일부러 지갑을 떨어뜨리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28명 중 28명이 지갑을 돌려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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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양심은 단지 훈훈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온다. 택배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부재중일 경우 ‘그냥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해도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택배를 훔쳐 가지 않는다는 신뢰가 쌓여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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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른 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택배를 받아본 사람의 1/3 이상이 한 번 이상 택배가 분실되거나 도난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일본은 택배 분실을 아예 원천 봉쇄한다. ‘고객의 손에 직접 물건이 도달할 때까지 몇 번이고 재배달한다’라는 원칙이 있다. 이러면 택배가 분실될 염려는 없겠지만, 재배달이 전체 화물의 20%(8억 개)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자원 낭비를 겪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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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과 신뢰는 곧 돈이다. 신뢰가 있으면 많은 것은 간소화할 수 있고, 그런 만큼 엄청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물건을 훔쳐 가지 않는다’라는 문화가 실질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절약해주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에서 이 점이 변치 않고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
참고
1) 당신은 정직한가? by. 빌리프, 유튜브
2) 해외에서 실험한 대한민국의 치안.jpg, 이토랜드
3) 日 ‘택배의 그늘’…”100개 들고 나가면 1개 배달”,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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