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카메라로 꼭 찍어야 하는 것들 jpg

우리는 수많은 카메라들에 둘러싸여 있다. 눈앞의 스마트폰 카메라부터 집 건물내 CCTV, 가게 CCTV, 거리 가로등에 있는 CCTV,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이 있다. 카메라에 둘러싸여 사는만큼이나 사진도 많이 찍는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 모든 사물을 찍고 그것을 사람들과 온라인 상으로 나누는 건 ‘예삿일’이 돼 버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서 돌고 있는 일본 TV 아사히 예능 ‘아메토크’의 짤이 화제다. 일본의 개그맨들이 출연해 토크와 개그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2002년에 방영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 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게스트로 등장한 방송인이 DSLR 카메라를 자주 들고 다니는 여자애들을 자주 본다며, 주로 찍는 게 강아지나, 분위기 좋은 카페 잘 꾸미고 나온 자신의 셀카를 주로 찍고, 이를 블로그나 SNS에 올린다고 비판했다. 얼핏보면 괜한 시비를 거는 듯 싶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 MC가 묻는다.

 

“그럼 초보들은 도대체 뭘 찍으면 되는데요?”

 

 

소중한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담으라는 메시지에 댓글의 반응도 분노에서 숙연해진 분위기였다. 그러고보면 스마트폰과 이를 이용한 사진 찍기가 흔해진 요즘, 내가 속한 공동체의 기본인 가족과는 얼마나 소통했는가 자문해봤다. 가족과의 대화를 차치하더라도 다들 모두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보느라 정말 눈앞에 보이는 이들과 대화나 관계 맺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반성했다. 디지털 기기의 편리함을, 그 기기만 바라보고 사는 ‘중독’이 아닌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소통을 도와주는 ‘착한 물건’으로 만드는 것은 엄연히 우리의 몫이다.

 

참고 <비싼 카메라로 꼭 찍어야 하는 것들 jpg>, 에펨코리아 (링크)

썸네일 이미지 출처 <아메토크>, TV아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