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청소 3단 콤보.jpg

학창시절 청소시간은 ‘종례’를 향한 관문이었다. 하루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몇명은 교실, 몇명은 복도 청소를 했다. 그리고 화장실과 가까운 반의 경우에는 화장실 청소까지 돌아가면서 도맡았다. 교무실과 가까운 반의 학생들은 교무실 청소 당번으로 차출되기도 했다. 오후 3시~4시경(평일의 경우)은 학교는 청소시간으로 떠들썩했다. 소란스러운 청소시간이 끝나면, 깨끗한 나무 바닥(현재는 그렇지 않겠지만)과 줄이 잘 맞춰진 책상에 앉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 등에 돌고 있는 게시물 중에 교무실 청소 3단 콤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왜 3단 콤보일까.

 

 

해당 게시물은 뉴스기사에 달린 댓글과 댓글을 연결한 거다. 실제 나온 기사를 찾아봤다. 교무실 청소부터 중앙현관 출입통제까지 교사들의 권위주의를 지적한 내용이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2013년도 즈음엔 기사화가 되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에 새삼스러웠다. 이런 기사에 반박이라도 하듯, 댓글과 댓글도 그저 웃어 넘기기엔 뼈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든다.

 

집에 있는 내 방은 우리 스스로 치운 적이 몇번이나 될까? 1년 뒤 댓글엔 교장선생님까지 등장하는데 웃프기만 했다. 교무실은 말 그대로 선생님들의 공간인데, 자신들의 공간을 학생들이 청소를 대신해준다는 것이 과연 그냥 당연하게 넘어갈 일일까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면 직장에서 개인 공간은 어쨌거나 그 공간의 주인인 당사자가 청소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댓글은 2014년 이후로 없었을까, 호기심에 네이버 댓글의 ‘최신순’을 눌렀다. 올해 4월에 달린 것인데, 어른이 되고 난 후에 깨달았다고 한다. 지금의 내 모습과 같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참고
1. <교무실 청소 3단 콤보.jpg> 웃긴대학 등 (링크)
2. <“교무실 청소를 왜 우리가 해야돼” 학생들 불만>, 연합뉴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