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정말 모든 직장인의 꿈일까? 지난 2일, SK바이오팜 주식이 공개된 이후 주식 가격이 5배 이상 폭등하며 대박이 났다. 하지만 회사는 그 부작용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직원들이 자사주를 처분해 이익 실현을 하기 위해 퇴사를 신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직원들은 상장 직전 1인당 평균 1만 1,820주, 약 5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주식을 배당받았다. 폭등한 주식을 판매할 경우 차익이 16억 원에 이른다. 이 정도면 거의 로또 맞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보호 규정에 따라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들이 1년 동안은 주식을 팔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퇴사할 경우에는 주식을 팔 수 있다. 1년 뒤에도 SK바이오팜 주가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직장을 계속 다니기보다 퇴사 후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게 낫다고 판단한 직원들이 퇴사를 요청한 것이다.

일단 퇴사하는 직원들을 나쁘다고 매도할 수는 없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따른다고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이 진짜 이익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16억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과연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면서 얻어야 할 돈일까? 게다가 1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1년만 기다리면 경력도 지키고 돈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퇴사할 필요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16억은 고정된 금액이 아니다. 주가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금액이다. 1년 뒤에는 16억이 1억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20억, 30억이 될 수도 있다. 회사가 더 성장한다면 오히려 주식을 팔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나는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나누는 기준이 준비된 계획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전부터 창업이나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 있었다면, 16억을 받고 퇴사하는 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목돈이 생겼다고 그제서야 새로운 계획을 꿈꾸며 퇴사했다가는 낭패를 볼 확률이 높다. 16억은 큰돈이지만, 창업은 그 큰돈도 순식간에 말아먹을 정도로 리스크가 큰 일이다. 철저한 사전 조사와 망하지 않을 전략을 세워 놓은 게 아니라면 16억이 몇 달 만에 사라지는 끔찍한 결말에 이를 수도 있다. 잊지 말자. 기회는 언제나 미리 준비된 자의 것이다. 16억이 경제적 자유를 선사하는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헛된 희망에 불과할 것인지. 그 모든 것은 얼마나 준비되어있느냐에 달려있다.

참고 : “16억 로또 쥔다” 줄퇴사···SK바이오팜 상장 대박 후유증,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