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만, 현실에서 정말로 한두 마디에 큰돈을 버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속담이 현실에서 일어난 사례가 등장했다. SNS에 부동산 거래와 관련하여 올라온 글인데,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내용이었다.
행동경제학이 대두되면서 사람은 이성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보통은 이 말을 두고 인간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존재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장사에 있어 이런 격언이 있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일이다.” 꼭 이성적이고 계산적이어야만 이득을 보는 게 아니다. 멀리 보면 덜 계산적일지라도 감성을 두드릴 줄 아는 게 장사에 도움이 된다.
눈앞의 이득을 생각하면 사려는 대상의 값어치를 깎아내리는 게 맞다. 100만 원짜리를 70만 원으로 깎아내리면 30만 원 만큼 이득이 아닌가?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사람은 이성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아끼는 대상을 깎아내리는 사람에게 좋은 감정을 갖기란 어려운 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의 값어치는 500만 원보다도 컸다. 심지어 여기에 웃돈을 더 얹어도 되돌릴 수 없었다. 이런 행동은 분명 덜 계산적이고, 그런 만큼 비이성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상황을 일부러 만들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런 순간은 자주 찾아온다. 인간사는 너무도 복잡하다. 어떨 때가 상냥한 태도가 맞는 것인지, 계산적인 태도가 맞는 것인지 구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평소에 예쁘고 고운 태도를 갖는 게 맞지 않을까? 그렇게 이문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 영악한 머리보다 투박해도 진솔한 태도로 살아가는 것. 그게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참고 : 집을 보러 온 신혼부부, 클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