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어려운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한 선택지 중에서 최상의 것을 고르는 일이다. 여기서 문제를 더욱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최상의 선택이 시시각각 달라진다는 점이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최선과 최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일들이 부지기수다. 그럼 이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서 그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다.
유치원 속담 문제 하나가 올라왔는데, 문제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정답이 뭘까? 문제에서 제시하는 힌트로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이런 문제를 보고 ‘문제가 엉망이네’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재간둥이 네티즌들은 여기에 기막힌 답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집단 지성의 힘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댓글로 올라오는 답변은 정답보다도 더 재치 있고 기발한 것들이 많았다. 더 놀라운 점은 댓글 중에서 정답도 나왔다는 점이다. 사실상 답이 없는 수준의 문제였는데, 댓글러들은 그런 조건 속에서도 답을 찾아낸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삶의 지혜로 적용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한 좋은 사례로 캐나다의 금광 회사인 골드코프의 성공 전략이 있다. 골드코프는 과거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반세기 동안 회사를 지탱하던 레드 레이크 광산이 고갈된 것이다. 하루빨리 새로운 금광을 찾아내지 못하면 회사는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골드코프의 대표가 매우 도전적인 전략을 선택한다. 새로운 금광 찾기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것이었다. 골드코프는 그동안 쌓아온 지질 데이터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총 57만 5천 달러의 상금을 걸고 ‘도전! 골드코프’라는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귀중한 정보를 공개하기가 매우 꺼려졌을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노하우도 함께 공개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골드코프는 모험을 감행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50개국에서 1,0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콘테스트에 참가했으며 고갈되었다고 생각한 레이크 광산에서만 무려 110곳의 후보지가 나왔다. 심지어 그중 50곳은 회사의 최고 지질학자 팀도 찾아내지 못한 장소였다. 결정적으로 새로운 후보지 중 무려 80%가 넘는 곳에서 금이 쏟아져 나왔다. 220톤에 달하는 금이 발견되었고, 골드코프의 실적은 1억 달러에서 90억 달러로 치솟았다.
답이 없는 문제를 만났다면, 적극적으로 주변에 의견을 구해보자. 물론 그렇게 모은 조언은 딱 봐도 아닌 것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상황과 맥락을 정확히 파악한 사람에 비하면 좋은 방안이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답변도 숫자가 충분히 늘어나면 개중에는 예상치도 못한 참신한 것들이 나올 수도 있다. 설령 그 답변이 실제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시야를 넓혀주어 더 효과적인 방안을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고민이 생기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고자 한다.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그 많은 후보들 중에서 최종 선택을 내리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이다. 조언은 말 그대로 조언일 뿐이다. 다양한 의견은 사고의 한계를 넓히는 방향으로 활용하되, 최종 선택은 자신의 몫이고 그에 따른 책임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게 다양성과 신중함을 잘 결합할 수 있다면, 인생의 수많은 답 없는 문제들에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유치원 속담문제 클라쓰.jpg, 클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