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위를 권력으로 착각하는 쓰레기 같은 생각

 

우리는 다양한 착각을 하면서 산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직위를 권력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공무원이 사과문을 올렸다. 민원이 들어왔는데 그것에 제대로 대응도 안 하고, 심지어 민원 넣은 사람한테 화를 냈으며, 결국에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민원을 넣은 사람이 잘못된 행정조치로 인해 보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자 공무원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게시물을 해당 커뮤니티에 올렸다. 사건의 내막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누구나 어떤 유착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직위에서 나오는 힘을 권력으로 사용해도 쓰레기 같은데 그것을 이용해 불법적인 이득을 챙겼다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 공무원은 평소대로 행동했을 것이고, 이게 이렇게 몇만 명이나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나오는 힘만 믿고 대충 대응하다가 적당히 끝내려고 했을 것이다. 또, 자신이 그렇게 화를 내도 민원 넣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을 확률이 높다. 개인은 어떻게 할 수 없을지 몰라도, 이제 모두가 연결된 세상에서 비리나 의혹은 어렵지 않게 다수의 군중에게 뭇매를 맞을 수 있다.

 

이 공무원 사건은 극히 파편적인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 과장님의 갑질, 사장님의 언어폭력, 감독님의 무소불위의 권력 등 우리 일상 전반에는 직위에서 나오는 권력 남용이 만연해있다. 헬조선을 극락조선으로 만들기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하는 잘못을 고쳐나간다면 조금씩 살만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글을 적으면서 나부터 아빠, 고용자, 형… 이런 타이틀에서 오는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았는지 깊게 반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