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강인함을 키우는 4가지 방법

학창시절, 내 초점은 세속적 성공에 맞춰져 있었다.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서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러한 생각은 자연스레 권력과 명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난 어떻게 하면 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진로를 선택했다.

 

그러다 위기가 찾아왔다. 학업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몸과 마음이 망가져 버린 것이다. 어둠 속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후, 정신을 차린 나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 알게 되었다. 바로 내면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패에 쉽게 굴하지 않고 외부의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내면의 힘 말이다. 그리고 성공도 이러한 자기 단련이 선행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후 나는 심리학과 마음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삶에 대한 내 질문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가질 수 있을까로 바뀌게 되었다.

 

난 여러 방법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섰다. 그중 하나는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삶의 철학을 듣는 것이었다. Tbs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기획하셨던 정경훈 PD님이 기억에 남는다. 이분은 내게 몇 가지 뼈와 살이 되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던 조언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하라’ 였다. 특히 스스로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강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열심히 하는 것이고 그 이후의 결과는 통제할 수 없고 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예를 들면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은 열심히 하는 나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날 이끌어주었기 때문이지,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를 명확하게 알고 나니, 막연한 근심과 불안감이 줄어들게 되었다.

 

난 이렇게 나름의 삶의 철학을 쌓은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그들의 지혜를 통해 조금씩 강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세속적 성공을 넘어 나름의 인생철학을 통해 실패에 굴하지 않는 내면의 강인함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과연 진정으로 내면의 강인함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1.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 내기

 

우리는 종종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게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인생의 구체적인 계획이 없을 때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미 성공한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며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첫 번째 직업을 선택하기 전, 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알아야 하고, 그 길을 뚝심 있게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졸업 이후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머리를 싸매면서 고민했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결국 난 내 전공과 관련된 직업만을 고르기로 했고, 그래서 내게 온 많은 기회들과 잡 오퍼들을 날려버렸다. 내가 앞으로 어떤 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삶에서 어떤 목표를 추구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는 일이다.

 

 

국제통화기금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에 따르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은 때로는 안다는 확신을 가지는 것보다 중요하다. IMF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잘 알지 못한다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모르는 것은 부끄럽다는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어떤 질문에 답변을 하도록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라가르드는 현실에서는 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갈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우린 장래희망을 자신 있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답을 내리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열심히 일하고 배워 나가려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진가가 언제 발휘될지 모른다. 그래서 다음에 뭘 할 거냐 누가 물어도 답을 당장 줄 이유는 없다. 동시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과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관을 사용해야 한다. 배우고 경험한 것을 사회적 가치에 맞게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2. 성공의 기준 바꾸기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 겸 편집장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우리가 전통적 가치의 성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면이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성공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우리는 성공을 돈과 권력이라는 척도로 의식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이러한 성공개념은 우리를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돈과 권력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물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넘어 내면이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아리아나는 다음의 성공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웰빙이다. 건강이나 중요한 사람을 잃게 되면 일상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던 많은 일이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리아나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열여덟 시간을 일하며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몰두하다가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을 혹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회사 안에 ‘낮잠을 자는 방’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방은 직원들에게 인기 만점이 되었다. 아리아나는 잠을 줄여서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스포츠 경기에서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두 번째 기준은 지혜이다. 아리아나는 항상 조바심과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우리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변수가 무엇인지 파악해야만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어떤 환경에 놓이든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외부의 압력에도 꿋꿋한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성공의 척도는 경이이다. 살면서 가슴이 뛰는 경험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미술관과 박물관, 전시, 음악 공연 같은 예술적 경험을 늘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은 연민과 나눔이다. 행복은 선한 일을 함으로써 느낄 수 있다. 공감, 연민, 나눔 같은 감정을 느낄 때 좋은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사실이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쉽게 측정되지 않는 가치들이 성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 삶은 돈과 명예, 그리고 눈에 보이는 변화들로만 측정되기엔 너무 소중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런 기준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우리를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3. 함께 고통을 극복하기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는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샌드버그는 남편을 여의고 인간관계, 직장생활, 사생활에서 삶의 모든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회복 탄력성에 대해 공부했고 함께 노력하고, 슬퍼하고,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세상을 살아간다. 유대하고 지지하는 관계를 통해 의지와 포용력을 기를 수 있고 이 세상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혼자 상실의 아픔을 겪던 그녀는 침묵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유대하며 슬픔을 극복해 나갔다.

 

우리 사회는 아직 슬픔을 공유하고 나누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그것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고 의사나 상담사를 찾아가 치료받는 것을 꺼린다. 상처는 꽁꽁 숨기고 보여주지 않는 것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지름길이다. 고통은 함께 나눠야 치료가 될 때가 많다. 나 역시도 이것을 느낀 적이 있었다. 몸과 마음이 좋지 않았을 때, 원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던 나조차도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다는 본능적 욕구가 일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4. 완벽보단 즐거움 추구하기

 

마지막으로 드롭박스 창업자 경 최고경영자 드류 휴스턴은 완벽보다는 즐거움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그는 맨 처음 SAT온라인 강좌 사업을 창업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해도 행복을 느끼지 못했는데 자신이 즐거워하는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가 다음으로 창업한 것은 드롭박스였는데, 그는 이 일을 통해 전에 맛볼 수 없었던 흥분과 성취감을 얻었다.

 

“그날 이후 나는 내 인생을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 대신 내 인생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죠.”

 

 

완벽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더 쉽게 좌절할 것이다. 우리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는 완벽을 추구하는 대신에 우리가 즐거워하는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 휴스턴은 우리에게 자신만의 테니스 공을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테니스공을 쫓는 개는 목줄이 끊어져도, 자기 앞에 놓인 건 모든 들이받으면서도 끝까지 테니스공을 향해 달려간다. 휴스턴은 드롭박스 창업을 통해 자신의 ‘테니스공’을 찾았고 그는 지금 즐겁고, 재미있는 모험가의 삶을 살고 있다. 때로는 굴욕적이고 좌절스럽고 고통스럽지만 말이다. 이렇게 실패 따위는 상관없이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완벽이라는 건 허상이다.

대신 삶의 초점을 즐거움에 더 맞춘다면

더 유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마치며…

 

성공과 내면의 강함은 비례하지 않는다. 겉으로 남부러울 것 없이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나약함을 드러냈던 사례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잃지 않으면서 성공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자. 실패의 연속 속에서도 우리들의 정신력을 굳건하게 지켜줄 삶의 지혜가 담겨있을 것이다.

기업가이자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래리 보크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진정한 힘은 성공에 대한 반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반응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