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는 ‘무촌’이라고 한다. 이 말은 크게 두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촌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한 사이란 뜻이며, 또 하나는 헤어지면 전후좌우를 따질 것 없이 바로 ‘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 제일 잘나가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만 보더라도 부부 사이가 ‘무촌’의 극치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음과 같은 고민이 올라왔다.
나 역시 남편이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분명 둘 사이엔 싸움이 될 만한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 있었을텐데 왜 갑자기 뜬금없이 이상형이 아니라는 둥, 가능성을 보고 결혼하는 것이라는 둥이란 말을 했을까. 마치 인사담당자가 신입사원을 뽑았을 때의 멘트같다. 결혼을 한다는 것이 마치 여성이 소위 말하는 ‘남자집’, 시댁에 속해 들어가는 것 마냥 생각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사람도 수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하다. 포스팅에는 돌아서고 싶다는 말을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문제니까. 사람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이제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와 함께 없어져야할 말이 있다면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속담이지 않을까. 이미 물베기 수준을 뛰어넘은지 오래다. 관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자마자 서로 개선의 여지를 찾기 보다는 ‘이혼’을 선택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글쓴이와 글쓴이의 남편이 갈등을 회피하기 위한 화해가 아닌, 서로 허심탄회한 대화로 그동안 쌓인 감정들을 잘 풀었으면 좋겠다.
참고 <남편이 싸우다 난테 한말이 너무 큰 상처야…>, 블라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