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에서 혼술하고 가는 아저씨들 심정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보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 하나는 세상에 정말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 또 하나는 누구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른 속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쾌활하게 말이 많다가도 잠시 바람 쐬어 나오면 무거운 표정을 짓는 사람이 참 많았다. 이런 경험을 나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닌 듯하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알바의 목격담인데 마음이 아려오는 글이었다.

 

 

 

이 글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외로움’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밥집에서 외로움을 삼키고 가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볼 때는 외로운 사람이 아닐 확률이 높다. 댓글에도 나왔지만, 집에 가서 안 울려고 국밥집에서 울고 들어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즉, 가정도 있고, 어쩌면 아이도 있을 법한 아저씨들이다. 그런데도 외로움을 느끼고, 또 외로움을 숨기려고 국밥집에서 혼술하고 간다.

 

여기서 우리는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아야 한다. 보통 혼자 사는 것보다 결혼해서 사는 사람이 외로움을 덜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30~40대까지는 이 말이 맞다. 하지만 50~60대가 넘어가면 상황이 역전된다. 나이가 들면 오히려 독신이 외로움을 덜 느낀다. 특히, 결혼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 배우자와 사별하면 외로움을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독신들이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덜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는 경우 인간관계에서 배우자와 자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때로는 가족 이외에는 인간관계가 아예 단절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탐욕스러운 결혼’이라는 말도 나왔다. 결혼이 모든 인간관계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반면에 독신인 사람은, 가족만큼 끈끈하지는 않지만, 다양하고 느슨한 인간관계를 많이 만든다. 그들과 교감하고 위로하며 살 수 있다면, 독신이라도 외롭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밥집에서 눈물 흘리는 아저씨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가족 이외에도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직장 동료일 수도 있고, 동창 친구일 수도 있고, 아니면 비슷한 취미를 가진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런 관계를 만들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 설령 게임을 하더라도 혼자 하지 말고 길드에 들어가길 추천한다. 운동을 한다면 동호회를 찾는 것도 좋다. 자신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면, 인간관계를 이루는 데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이 먹고 엉엉 울 수는 없지만, 울고 싶을 때 소주 한 잔 따라주는 친구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친구가 있다면, 아무리 힘들고 슬퍼도, 고개 들고 어깨 펴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모두 화이팅이다!

 

참고 : 국밥집에서 알바하다보면 느낀건데, 웃긴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