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혹시 <내부자들>이란 영화 보셨나요?
“어차피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신문사 논설주간 이강희가 한 대사다. 영화가 개봉했을 때, 이 말은 크게 주목받았다. 엘리트층이 대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후에 한 고위 공무원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유행이 역주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 심지어 지식인들도 대중을 멍청한 존재로 묘사해왔다. 예를 들면 군중 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은 “군중에게는 비판 정신이 부재하고… 진화가 덜 된 열등한 존재, 야만인이나 어린아이 등에게 속한 특성이 관찰된다.”라고 말했다.
2) 이런 통념에 반기를 든 책이 나왔다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세계 최고 전문가’라는 평을 듣는 프랑스 인지과학자 위고 메르시에는 대중이 멍청하다는 통념에 반대하여 <대중은 멍청한가?>라는 책을 내놓았다. 이 책에 따르면 대중은 남의 말을 쉽게 듣는 존재가 아니라, 반대로 영향을 끼치기 매우 어려운 존재라고 한다.
기존 통념에 반대한다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인데, 이 책은 그걸 해냈다. 통념의 증거로 사용되던 역사적 사실과 다양한 실험 속에 담긴 한계를 지적하고, 또한 대중이 합리적이고 똑똑하다는 증거로 진화생물학, 커뮤니케이션학, 심리학적 근거를 폭넓게 제시한다. 기존 통념을 완벽한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차근차근 박살내는 책인 셈이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쟁쟁한 석학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이 책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고작가님께서 인생 최고의 책이라고 종종 언급하시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저자 스티븐 핑커는 <대중은 멍청한가?>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많은 과학자와 언론인 및 일반 독자들은 (당연히 자신을 제외하고) 인간이 구제할 수 없을정도로 비합리적이고 맹신적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세계 최고 전문가 위고 메르시에는 인간에 대한 이런 가혹한 판단이 섣부르고 과장되었다는 걸 이 책에서 입증했다. 이 책은 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다.”
3) 히틀러는 어떻게 총통이 되었을까?
책에서는 어떻게 ‘대중이 멍청하다.’라는 통념을 깨부술까? 먼저 대중이 정말 멍청해 보이는 역사적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역사상 최악의 폭군을 꼽으라면 아마 많은 사람이 나치 독일의 총통 히틀러를 지목할 것이다. 인류에게 트라우마를 안겼다는 제2차 세계대전을 주동했고, 그 와중에 인종 학살 등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도대체 히틀러 같은 악마는 어떻게 권력을 잡을 수 있었을까? 어처구니없게도 국민의 손에 의해서였다. 1933년 총선에서 히틀러의 나치당은 44%의 득표를 기록했고, 히틀러는 총통의 자리에 올랐다.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를 만든 것이 다름 아닌 민주주의였던 셈이다.
이 역사적 사건은 대중이 멍청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자주 활용됐다. 동시에 히틀러는 악마적 카리스마를 발휘해 대중을 휘어잡은 전설적인 선동가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 멍청한 독일 국민들이 히틀러의 선동에 속아 넘어간 걸까?
4) 히틀러는 실패한 선동가였다
책 <대중은 멍청한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히틀러는 독일 전역을 횡단하며 수백 회의 연설을 했다. 지금은 당연해보이는 일이지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선거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별 효과가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연구에 따르면 히틀러의 노력은 ‘나치당의 당선에 미미한 영향을 주었을 뿐’이라고 한다.
그럼 히틀러는 어떻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사실 사로잡은 적이 없다. 히틀러는 대중의 생각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꾼 적이 없다. 오히려 반대로 대중의 생각에 자신을 맞췄다. 책의 표현에 따르면 “이미 광범위하게 확립된 이데올로기적 합의를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했다.” 즉,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 뿐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히틀러의 반유대주의적 성향이다. 히틀러는 정권을 잡은 뒤 노골적인 유대인 혐오를 들어내며 반유대주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런 그도 권력을 잡기 전에는 이런 성향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지어 유대인 상점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것조차 거부할 정도였다.
그럼 권력을 잡은 뒤에 밀어붙였던 정책은 효과적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다. 유대인 차별 정책을 여러 지역에서 선전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곳은 역사적으로 반유대주의가 높았던 지역뿐이었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극심한 반발을 샀다. 즉, 히틀러의 선전 선동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그저 원래 있던 성향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했다.
5) 똑똑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
사람들은 대중이 멍청하고 잘 속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엘리트 층에서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같은 소리가 나오는 거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는 틀렸다. 대중은 멍청하지 않다. 말도 안 되는 선동에 함부로 넘어가지 않는다. 일부는 그럴 수도 있지만, 정말 일부일 뿐이다. 대다수는 합리적으로 상대의 발언을 판단할 줄 안다.
오히려 대중은 설득하기가 지독하게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에, 선동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숨겨야할 판이다. 대신 대중이 원하는 걸 들려준다. 히틀러 같은 선동가가 대중의 지지를 얻어낸 이유는 자기 생각을 대중에게 주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대중의 생각을 잘 대변했기 때문이다. 그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준 것에 불과하다.
이를 뒤집으면 ‘어떻게 해야 대중에게 먹힐 수 있는가?’에 관하여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 보고 싶어 하는 것, 사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 즉, 대중의 욕망, 다른 말로 하면 트렌드를 잘 읽어내야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는 말이다.
6) 진짜 돈이 되는 아이디어가 여기 있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내가 파는 상품을 사게 할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할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사람을 당선시킬 수도 있다. 즉, 성공이란 곧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리고 책 <대중은 멍청한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들의 마음을 바꾸는 게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올라타야 한다는 점이다.
단언컨대 <대중은 멍청한가?>는 지금까지 올해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돈 냄새가 풀풀 나는 책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중심리학과 매스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책처럼 보이겠지만, 이것을 마케팅과 연결시키면 돈을 부르는 강력한 지식으로 탈바꿈 한다.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성공하려면 ‘Connecting Dot’ 즉, 점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은 멍청한가?>는 성공을 위한 확실한 점(dot) 하나를 당신에게 선물해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진짜 돈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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