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를 뒤집은, 뇌세포의 비밀

오늘 소개할 책의 내용은 많은 의사들도 모를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의사 면허증은 있어도 “꾸준히 공부하지 않는 의사들”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100년을 지배해온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결정적 지식”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건강 불균형 바로잡기>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다. 최신 영양학적 관점에서 예방적 차원의 건강을 다룬 책이었는데, 저자인 닐 박사가 이런 말을 했었다. “이런 내용을 담당 의사로부터 더 자세히 듣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찌감치 기대를 접는 게 좋다. 내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보는 대부분 신생 연구 분야에 속한다. 그런 까닭에 현직 의사들도 십중 팔구 아직 못 들어 봤거나 그 잠재력을 잘 모를 것이다.”

 

<건강 불균형 바로잡기> 中에서

 

오늘은 영양학과 관련된 것이 아닌, 정신질환 및 정신건강과 관련된 첨단 지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도나 잭슨 나카자와 저,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과학 전문 기자인 저자의 이력은 매우 화려하다.

 

저자의 이력

 

먼저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정신질환 관련해서는 <블루 드림스>라는 또 한 권의 명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책에서 말하는 우울증을 포함한 여러 정신질환 치료법의 주요 이슈는 다음과 같았다.

 

1) 우울증에 걸리는 병의 원인을 명확하게 모른다.

 

 

2) 원인을 모르니, 약을 먹어도 병이 잘 낫지 않는다.

 

​하버드 대학교 신경학 교수인 베스 스티븐스은 말한다. “지금껏 우리는 효과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온갖 약을 우리 머릿속에 때려 넣고 있어요.” 속담에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라는 말이 있다. 우울증 약들의 개발이 꼭 그런 것이다. (비아그라는 심장병 치료약으로 개발하려다가 발기부전약이 되는 것처럼) 오늘날까지 여러 항우울제가 대거 만들어졌지만, 제약회사는 큰돈을 벌었지만 발병률은 폭증하고 있다.

 

 

 

​3) (심지어) 중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심각하다.

 

약 복용이나 치료는 당장의 변화만 보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도 부작용 없이 건강이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화학요법에 의거한 약 처방 효과는 그렇지 않다.

 

 

<블루 드림스>의 저자, 로렌 슬레이터는 본인 스스로가 지난 35년 동안 여러 정신과 약을 복용한 환자다. 현재도 먹고 있다. 하버드 대학과 보스턴 대학에서 심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정신과 진료소 에프터케어 서비스의 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녀는 말한다. “살기 위해 죽고 있는 거에요.” 죽지 못해, 약을 복용하며 겨우 목숨만 유지만 할 뿐이지, 살아 있음의 기쁨을 누린다는 건 언감생심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바로! 이토록 요원해 보이고, 베일에 쌓여 있는 것만 같은 정신질환들에 대한 원인과 궁극적 치료에 있어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추고 있는 것이다!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이 발견과 발전이 너무나 흥미롭고 위대하기에 저자(도나 잭슨 나카자와)는 말한다.

 

 

​의과학계의 전문가들도 일갈한다. “의학계의 판도를 뒤바꿨다, 100년 넘게 믿어 온 패러다임의 쉬프트!” 발견된 핵심 지식은 바로 뇌 속에 있는 작디작은 “마이크로글리아” 뇌세포, 번역하면 “미세아교세포”의 재발견이다. 2012년에 태동되었는데, 지금은 엄연히 의학계의 주류로 자리매김을 했다.

 

 

불과 8~9년 전만 해도, 과학계의 정설에서 우리의 뇌는 “면역계”가 아니었다. 면역계란 생물이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한 다양한 구조와 과정으로 이루어진, 자가 방어 능력을 가지는 기관 및 세포를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의 대표적인 면역계로는 백혈구가 있다.

 

 

​백혈구는 몸속에 침입한 병균을 분별력 있게 파악하여 맞서 싸운다. 유기농 샐러드를 골랐는데 덜 씻긴 흙부스러기에서 미량의 박테리아가 숨어 있었다. 에어콘이나 환기 장치는 곰팡이 서식지로 최고다. 플라스틱 정리함에 있는 화학물질 등에서, 백혈구가 최전방에서 불철주야 막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백혈구가 적정수준을 넘어 과민하거나 폭주를 하면, 자기 몸의 장기조직, 관절, 신경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근육경련, 크론병(만성 염증성 장질환), 류머티스 관절염, 루푸스, 다발경화증, 제1형 당뇨병 등이 있다. 그렇다고 백혈구가 소극적이면 병원균이 퍼져서 심하면 패혈증으로 죽을 수 있고, 반대로 백혈구가 과잉대응하면 도를 넘는 염증반응으로 스스로 제 몸을 공격해 더 큰 사고를 치는 격이다.

 

 

실제로 저자(도나 잭슨)는 자가면역질환에 근 5년 정도 시달렸고, 근 1년 동안은 침대나 휠체어와 한 몸이 되다시피 생활했다고 한다. 요컨대, 우리 몸의 면역계에서의 관건은 백혈구가 적정선을 지키느냐 마느냐인 것이다.

 

 

이와 똑같은 원리가 뇌 속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이것이 2012년에 발견된 것이다. 뇌의 정신건강과 인지기능의 저해의 요체는 “미세아교세포”가 활동의 적정선을 지키지 못하고 움직였던 데 있던 것이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에 존재하는 수십억 개의 뉴런(신경계의 기본 기능 단위, 뉴런들끼리의 신호 전달을 통해 체내의 다양한 물리화학적 반응이 일어남)과 수조 개의 시냅스(뉴런과 뉴런 사이의 작은 틈새 공간, 앞쪽 뉴런의 전기신호와 화학신호가 이 공간을 지나 뒤쪽 뉴런으로 전달됨)를 보호 및 복원하고 번성시키기도 한다. ​그와 동시에, 때로는 마구잡이로 꺽어 버리고 쳐내, 들불 퍼지듯 황폐화 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원서 제목이 수호천사와 암살자다. (The Angel and The Assassin) 미세아교세포의 두 얼굴이다.

 

 

​미세아교세포의 역할을 몰랐을 때는 우리의 뇌건강을 위한 최고의 처방은 “화학약품/약으로 뒤덮는 것”이 절대적이었다. 병의 원인도 모르고, 잘 낫지도 않고, 장기적으로 부작용도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뇌의 건강이 화학보다 신경회로의 문제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신경회로의 문제, 즉 미세아교세포의 역할을 재발견함으로써, TMS (경두개 자기자극법) 기법과 뉴로피드백 치료법 같은 보다 효과적인 최첨단 기술이 발전되고 있다. 책에는 TMS와 뉴로피드백과 같은 치료법을 통해 정신질환을 치료한 실제 임상 사례들이 나온다.

 

케이티,헤더, 라일라 등의 사례가 나오는데, 케이티의 사례를 소개해 보겠다. 케이티 해리슨은 사회학 박사 학위 취득을 코 앞에 두고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온 34살의 인텔리 여성이다. 그런데 늘 고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꼬장꼬장한 지도교수의 비위를 맞추고 싱글맘으로 두 자녀를 양육해야 하기도 했다. 환각과 환청 증상까지 들릴 정도로 그녀의 스트레스는 상당했다.

 

“아침부터 자신의 현실이 출구 없는 미로 같다는 생각이 엄습해 손발이 옴짝달싹 못하겠더라고요. ​우울증을 억누르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겹습니다.”

 

당시 의학계를 지배한 보편적이었던 정신과 약은 프로작, 팍실, 졸로프트, 렉사프로 등이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약물들이다. (참고: 로렌 슬레이트, <블루 드림스>) 즉 이것 모두 화학적 요법에 기반한 치료법이다. 케이티는 우울증을 치유하기 위해, 약처방은 물론 인지행동요법, 상담 치료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조깅도 하고, 가공식품을 멀리하면서 신선식품도 먹고, 명상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케이티는 놀아 달라는 아이들에게 아이패드, TV, 휴대폰을 건네 주기 바빴다.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 2013년. 미국국립정신보건원에서 “불안/우울/기분 장애”의 이해와 치료에 관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의료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기존 정설을 버리고 “뇌 회로와 신경 구조의 변화”에서 정신질환이 기인한다는 것은 명백하다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미세아교세포에 있다고 밝힌 것이다. 케이티는 좋은 기회를 얻어, 아시프 박사를 만나게 된다. 그는 ‘뇌 해킹’ 치료 전문가였다. 뇌 해킹 치료는 신경공학기술을 활용해 뇌 신경회로와 뇌파의 저조하거나 과도한 활동성을 건강 범위로 맞추는 것이다. 한 마디로 미세아교세포 연구를 적극적으로 임상 현장으로 가져온 것이다.

 

​아시프 박사는 케이티에게 운동, 커뮤니티, 명상, 신선식품 등도 병행하되 미세아교세포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TMS (경두개 자기자극법) 기법과 뉴로피드백 치료법 등을 소개했다. 총 24회 내지 36회 정도, 근 1년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뇌 안으로 자극을 보내서 치료하는 방식이다. 지시를 잘 따른 뇌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고, 뇌파 패턴이 바뀔 때마다 환자에게 기분이 좋아지는 영상을 보여주고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를 들려주고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케이티의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저자가 케이티를 만났을 때 그 변화는 정말 드라마틱했다. (443~454쪽, 에필로그에 나옴) 한 마디로, ‘딴 사람’ 같았다. 그녀는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 했다. 생기가 넘쳐 보였다. ‘180도 달라보여’ 라는 말을 주변에서 듣기 시작했다. 친구가 자녀를 맡기고, 자녀와 함께 놀러 다니며, 난 할 수 있다는 의욕이 생겼다. 책상에 놓여 있는 빈 액자에 사진을 채워 넣고, 체력적으로 더 강해졌다. 다음은 상태가 매우 호전된 케이티의 말이다.

 

 

 

 

아시프 박사는 말한다. “(미세아교세포) 이론에 의거한 치료법으로 환자들의 뇌가 회복되어 다시 사건사고나 스트레스 상황에 닥쳐도 지금보다 잘 헤쳐 나가게 된 것입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해서, 헤쳐나갈 힘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런 발견과 발전이 너무 놀랍고 위대하고 흥미롭기에, 저자는 자신이 낸 많은 베스트셀러 책 중에서, 본이 책을 30여 년동안 과학전문기자로 일하는 가운데 가장 최고의 이야기가 담긴 논픽션 책이라고 말한다. 의학계와 대중간의 지식 간극은 20년 정도라고 한다. 그것을 1년, 단 하루라도 줄이고 싶어, 서둘러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정리해 보자.

 

1) 정신건강/인지기능 저해와 관련해서 기존 정설로는 뚜렷한 답이 없다. (“화학적 요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2) 뇌도 면역계다.

 

​3) 정신질환의 치료의 키는 뇌 속의 작디작은 세포, “미세아교세포”에 있다.

 

​4) 가까운 미래에 TMS, 뉴로피드백 등 인류의 미래를 뒤바꿀 기술들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부디 많은 정신질환 환자들과 가족들이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또한 현대인의 질병으로서, 앞으로 더욱 대두될 정신질환 관련해 이 지식들이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지식이다.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의과학계의 판도를 뒤바꾼
작은 뇌세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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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책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