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말을 해서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A가 아는 제3자가 지인 B의 험담을 누군가에게 하는 걸 들었을 때, 그것을 지인에게 ‘네가 걱정된다’며 전달하는 경우다. 듣는 이가 말하는 이보다 생각이 깊어서 알겠다고 말하고 덮어두면 모를까. 이를 듣고 화가 난 B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제3자에게 불만을 드러낼 경우, A와 제3자의 사이는 물론 B와의 관계도 틀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특히 제3자가 자신이 B의 험담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할 경우엔 더더욱 말이다.
워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온 사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식당을 방문하기 싫어서 배달 서비스로 음식을 주문했는데, 식당이 배달 장소와 떨어져 있지 않으니 매장으로 와달라고 하는 것은 배달 주문을 한 소비자의 선택을 무시한 것처럼 읽힐 수 있다. 물론 보낸 이의 의도에는 단순히 매장 위치 정보를 알려주려는 뜻이 담겨 있을 수도 있지만, 언제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나의 메시지를 본 상대방의 반응이다. 반응이 부정적이라면 의도야 어찌 됐든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이럴 때는 어떻게 말했어야 할까. 이 게시글 댓글 상단에 고정된 내용대로 “고객님 저희 매장은 110m 내에 있답니다! 배달비 없이 포장이 가능한 가벼운 거리라고 생각돼서 안내해 드려요”라고 말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듣는 이(메시지를 보는 이)에게 좀 더 유리한 정보를 안내해줬으니 말이다. 방문 포장을 하면 배달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아마 속으론 귀찮아할지 모르겠지만 배달비를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애써 매장으로 나갔을지도 모른다. 이 커뮤니티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사족과 정보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한 끗’에서 달라진다는 걸 깨닫는다.
<참고 및 썸네일 이미지 출처>
1) 사서 욕먹는타입, 웃긴대학(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