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은수저’라고 생각하는 여대생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인생을 수저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이런 구분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양측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모두 존재한다. 예를 들면 서울대의 경우 입학생의 70% 이상이 고소득 가정 출신이라고 한다. 이런 걸 보면 금수저, 흙수저 차이가 뼈저리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 간판이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고, 흙수저에 지방대를 나왔어도 실력으로 성공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수저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 다음 한 여대생의 인터뷰를 참고해보자.

 

 

 

 

나는 이 여대생의 생각을 아주 칭찬해주고 싶다. 그녀가 자신을 은수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니다. 사실 은수저든 금수저든 호칭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안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한 달에 고정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얼마인지, 빚은 얼마나 지고 있는지. 이런 내용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혹은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사람이 많다. 즉, 돈에 대한 메타인지가 낮다.

 

반면 인터뷰에 등장한 여대생은 자신의 금전적 처지를 하나하나 따져볼 줄 안다. 일단 대학생으로서 학자금 대출이 없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취업 후에도 오랜 기간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다, 결혼 후에는 주택담보 대출까지 겹쳐서 평생을 빚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다. 본인이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난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인식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훌륭하다.

 

또 칭찬하고 싶은 점은 이러한 생각 바탕에 깔린 자립심이다. 학자금 대출이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인식하고, 소박한 살림살이를 계획하는 데에서 앞으로의 삶을 스스로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본인을 흙수저가 아니라 은수저로 인식하는 것도, 미래를 막연히 암울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 희망을 찾으려 노력하기 때문인 것 같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메타인지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살펴본다면 금수저, 흙수저 식의 흑백논리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기 시작하면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잊지 말자. 매일 1%씩 성장하는 사람이 결국 성공하는 사람이 된다.

 

참고

1) 에펨코리아, 여대생이 생각하는 ‘은수저’

2) KBS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