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사귀었는데 헤어지자는 남친

 

 

 

 

 

 

 

 

16년이라는 시간이 보기 드물 정도로 길긴 하지만, 오랜 시간을 사귀다 헤어지는 커플은 꽤 흔하다. 사실 이혼하는 사람도 많은 게 현실이라, 결혼했다고 이런 비극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별이 꼭 비극으로만 끝나야 할까? 물론 모든 이별은 마음 아픈 일이다. 하지만 그게 인생을 뒤흔드는 비극이 될 필요는 없다. 어떻게 하면 이별을 비극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1) 자립할 수 있는 능력

 

연애든 결혼이든, 아니 모든 인간관계는 서로에게 ‘의존’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사람 인(人)자도 두 선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이다. 사람은 서로 기대면서 사람다워지고, 더 큰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게 있다. 의존함으로써 더 높아지려면, 즉 시너지가 나려면 서로가 1인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한 쪽이 상대에게 의존만 하고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면 그 관계는 시너지를 낼 수도, 지속할 수도 없다.

 

그러다 이별에 이르면 의존만 하던 사람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상대방만 바라보며 살아왔는데, 이제 험한 세상에 홀로 남겨져야 한다. 이런 게 진짜 비극이다. 이런 비극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스스로 살아갈 힘을 키워야 한다. 나아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너 없다고 내가 뭐 무서울 거 같아? 너 아니면 만날 사람 없을 줄 알아?” 그런 사람이 슬픔도 빨리 극복하고, 새 사랑도 빨리 찾는다.

 

2) 나쁜 사람이 되는 걸 겁내지 마라

 

남녀 문제는 어느 한쪽 편을 들기가 쉬워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성별을 바꿔 생각해보는 게 좋다. 여자가 30 초반에 공무원이 되었는데, 남자가 30 중반까지 합격도 못 하다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하자. 과연 여자 입장에서 그 남자와 결혼해야 할까? 16년 동안 사귀어 온 정을 생각해서? 같이 살고 싶다고 결혼해도 이혼하기가 부지기수인데, 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가는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16년 동안 만난 사람을 내치는 게 정당화될 수는 없다. 어쨌든 그건 몹쓸 짓이고 나쁜 일이다. 하지만 내 행복을 생각한다면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종종 ‘헤어지고 싶은데 미안해서 못 하겠어요.’라는 말을 듣는다. 본인도 불행하고, 상대에게도 몹쓸 짓이다. 물론 이별을 선언하면 상대방 마음은 찢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게 미안하다고 내 행복을 미루며 살 수는 없다. 사랑에 있어서 항상 ‘착한 사람’으로 남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거나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말에 불과하다. 나쁜 사람이 되는 걸 겁내지 말자. 제일 중요한 건 나 자신의 행복이다.

 

3) 불안을 견디는 멘탈

 

에리히 프롬은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분리는 격렬한 불안의 원인이다. 인간의 가장 절실한 욕구는 이러한 분리 상태를 극복해서 고독이라는 감옥을 떠나는 것이다. 자신의 개체적 생명을 초월해서 합일을 찾아내는 것이다. 완전한 해답은 대 인간적 결합, 다른 사람과의 융합 달성, 곧 ‘사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숙한 사랑은 자신의 통합성, 곧 개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합일을 이룬다. 이는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며, 이러한 능동성은 보호, 책임, 존경, 지식의 요소를 포함한다.”

 

이별이 두려운 이유 중 하나는 분리에서 오는 근본적인 불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홀로 남겨졌을 때 느끼는 고독감은 분명 괴롭고 두렵다. 하지만 그게 무서워 이별을 미룰 수는 없다. 그보다는 분리에서 오는 불안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멘탈을 갖추는 게 올바른 대처일 것이다. 앞서 말한 자립 능력을 포함하여, 성숙한 내면,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태도 등이 단단한 멘탈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런 멘탈을 갖추는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세상에 나를 좋아할 사람은 정말 많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분리에서 오는 불안을 겁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그냥 생각만 한다고 이뤄지는 건 아니다. 자신감은 언제나 근거에서 온다. 내가 기꺼이 사랑받을 만한 능력과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야 이런 자신감이 온다. 그러니 항상 성장하고 이뤄내는 사람이 되자. 스스로 갈고 닦는 사람, 언제나 빛이 나는 사람은 분리를 불안해하지 않는다.

 

참고
1) 16년 사귀고 헤어지는데, 82쿡
2) 책 <사랑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