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버티면 60억을 준다는 방 구조

(단상)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오대수’는 어느 날 누군가에게 끌려가 15년 동안 갇히게 된다. 8평 남짓한 공간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TV 시청이 전부다. 식사는 중국집 군만두 뿐이다. 오대수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며 15년이란 세월을 버틴다. 우리가 잘 아는 영화 ‘올드보이’의 일부다.

 

15년이라는 시간을 방구석에서 보내야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부터 숨이 막힌다. 물론 영화라는 가상의 설정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오대수 같은 상황이 아니라, 5년간 갇히는 대가로 60억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 올라온 게시물(사진 위)이다.

 

한달 버틸때마다 1억씩 적립금이 쌓이며, 이것은 5년을 버텨야 60억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부모나 친구, 지인과의 화상/음성 소통은 불가능하다. 오대수와는 달리 식사는 단일메뉴가 아니라는 점이 다행(?!)이다. 몇년간 월급의 일부를 열심히 모아야 1억의 목돈이 생기는 상황에서, 위의 게시물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된다면 꽤나 솔깃할 것 같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극한 상황 설정은 2평 남짓한 공간에 갇히지 않았을 뿐, 우리가 사는 현실이 더 팍팍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댓글에는 당장이라도 위와 같은 조건에서 살고 싶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뤘지만, 인터넷은 되는지? 화장실 안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한달에 1억이 들어오는 걸 보여주는지? 등 조건들을 세세히 따지는 내용들도 더러 있었다.

 

나는 5년 동안 골방에 갇혀 사느니 5년=60억을 포기하는 쪽을 택했다. 다른 건 몰라도 ‘외출금지’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만나든 만나지 않든, 사람은 움직여야 하지 않는가. 2평은 너무 좁다.

 

참고 <5년 버티면 60억.jpg>, 웃긴대학

썸네일 이미지 출처 : 영화 ‘올드 보이’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