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일하는 3가지 이유

 

과장없이 일주일에 80시간 넘게 일하려면 주말도 일해야 한다. 당연히 ‘워라벨’ 같은 단어는 단 하나의 뇌세포도 할당받을 수 없다. 법정 근로시간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나는 일반적인 월급쟁이가 아니다. 정해진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나는 어떤 회사의 대표이고 그래서 법적 기준에서 제외 대상이기 때문에 다행히(?)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다. 옆에서 보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동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말 밥만 먹고 일만 한다. 나는 왜 이렇게 미친듯이 일할까? 거기에는 여러 가지 내적 그리고 외적 동기가 있다.

 

1.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물하기 위해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범주는 조금 크다. 일반적인 가족보다는 당연히 그 유대감은 약하지만, 나는 내가 운영하는 회사의 구성원들을 진심으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여러가지 행운이 있지만, 가장 큰 행운은 내가 하는 일이 좋아하는 일인 경우이다. 그런 환경을 직원들에게 만들어 주기 위해 나는 미친듯이 일한다. 우리는 중소기업이지만,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 가지고 있는 자부심과 애착은 어떤 대기업도 부럽지 않다. (제발 나만의 착각이 아니길…) 보통 회사의 대표라고 하면 아무 것도 안 하고 사람들만 부려먹는 나쁜 이미지가 많은데 대부분 좋은 회사의 의사결정권자들은 가장 일을 많이 한다. 그게 지극히 정상적인 회사이다. 회사의 의사결정구조상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그 효과는 더 많은 사람들의 공통분모가 된다. 그렇게 부단히 노력한 결과 우리회사는 재택근무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고 휴가도 현재 22일이다. 휴가를 더 늘려서 궁극적으로 30일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신생 중소기업이지만, 꾸준히 이익공유도 하고 있다. 이렇게 미친듯이 일해서 회사 직원들에게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조금이라도 선물할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하다.

 

2.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정말 박봉이지만, 공무원이 되려는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그 이유는 우선 사고만 치지 않으면 정년이 보장되고, 은퇴후 연금이 나오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이 제거되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들은 대부분 당연히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영역을 두려워한다. 나 역시 그런 불확실성을 선형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대기업에 취업했었다. 하지만 계산기를 조금 두드려 보고 생각을 바꿨다. 내가회사에 남아서 정년까지 벌었을 돈의 총합을 계산한 후, 더 열심히 일해서 더 빠른 시간 안에 그 돈을 벌기로 결심한 것이다. 당연히 힘든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회사는 내 노력을 온전히 100% 보상받기 힘든 곳이다. 내가 원해도 법적으로 일정 시간 이상 더 일할 방법도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법은 잘 지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직장인이 40시간 근무했을 때 내가 80시간 근무한다고 두 배의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다. 정말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제대로 몰입해서 일한다면 실력이 조금씩 복리로 발전하기 마련이다. 나는 그렇게 실제로 새로 진입한 영역에서 미친듯이 일한 결과 3년 만에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경제적으로도 앞으로 5년 정도만 더 일하면 내가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했을 때보다 몇 배 더 많은 부를 얻게 된다. 워렌 버핏이 말한 복리의 마법은 은행에서는 사실상 사라졌지만, 실력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 회사가 중소기업이지만, 일년에 연봉 협상 기회를 2번이나 주고 직원들과 이익공유도 최대한 많이 하려는 이유도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보이지 않는 천장과 벽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열심히 일해도 보상받지 못하는데 열심히 할 이유는 사실 딱히 없다.

 

3. 재미있어서

 

경제적 보상만 바라보고 죽도록 일하면 그 한계는 명확하다. 외적 동기는 내적 동기를 이길 수 없다. 어떤 일을 오래 지속하려면 그 일에 재미를 붙여야 한다. 즐거움을 느끼면 시키지 않아도 하게 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현재 시간은 밤 10시 47분이다. 나는 오늘 업무를 오전 8시부터 시작했다. 밥 먹고 개인적인 일 잠깐 보는 시간 외에는 계속 일만 햇다. 일이 즐겁다고 해서 매 순간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하기 싫을 때도 있고 슬럼프에도 자주 빠진다. 하지만 정말 일에 몰입해서 큰 성취를 몇 번 이루고 나면 즐겁지 않은 시간도, 슬럼프도 전체 과정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때는 어떻게 템포를 조절해야 하는지, 또 어느 정도로 의지를 끌어 올려야 하는지 몸이 알고 있다. 정말 살면서 “일이 제일 재미있어요!”라는 미친 소리를 내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믿기지 않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정말 나는 일이 재미있어서 오래 한다. 비결은 몰입의 원리와 똑같다. 내 능력과 도전 과제의 난이도가 비슷해야 한다. 능력을 올리기 힘들면 적당한 난이도의 과제를 찾고 그런 과제를 찾기가 힘들면 능력을 올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일에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면 모든 것이 저절로 진행된다. 그리고 몰입 후 피어나는 희열감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