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던져야 할 4가지 질문

 

로마의 스페인 광장의 계단 꼭대기에 자리 잡은 산타 마리아 델라 콘체치오네 성당은 겉으로 보기에는 여타 다른 웅장한 성당에 비해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하지만 성당 지하에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성 베드로 성당이 작은 모자이크 조각들로 뒤덮여 있다면 이 성당은 세월의 흐름으로 제 색을 잃은 인간의 뼈로 장식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척추 수천 개로 만든 제단, 두개골 수백 개로 만든 반원형 아치, 손이나 다리뼈가 틀림없는 자잘한 뼈들로 만든 상들리에, 천장에는 머리며 팔다리는 물론, 모든 뼈들이 원형대로 보존된 어린아이의 해골이 앙상한 손으로 정의의 저울을 들고 매달려 있다. 디아블로라는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수도사들을 보면 언제든 깨어나 나를 공격할 것만 같다.

 

내가 이 사원의 사진을 보고 게임을 떠올렸던 것처럼 이제 이 해골사원은 헐리우드 영화의 셋트장처럼 많은 방문객들에게는 하나의 볼거리에 불과한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을 불쌍히 여겨서인지 이 사원은 인간의 몸으로 그려낸 자신을 인간이 그냥 지나치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해골 더미 사이로 성당은 자신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다음과 같은 글귀로 전하고 있다.

 

한때 그들도 당신과 같았으며,

언젠가 당신도 그들처럼 될 것입니다.

 

인간에게 불확실성은 리스크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그 불확실성에 대항하는냥 다음과 같은 엄연한 진리를 망각하며 영원히 살 것처럼 산다.

 

나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

나의 시간은 언젠가 끝난다는 것.

 

얼마 전 죽마고우를 만나기 위해 용인 평온의 숲을 다녀왔다. 1년 전 친구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장례식장에서 많이 울어도 봤지만 그때만큼 미친듯이 울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남겨진 친구의 세 아이가 아직도 내 눈에 밟힌다.

 

1년이 지나고 그 친구 앞에 서니 그때의 ‘슬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다른 의미로 슬펐다.

 

슬프지 않음에 대한 슬픔.

 

하지만 친구 앞에 섰을 때 새삼 다시 깨달은 것은 이 세상에서의 나의 시간도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이었다. 평온의 숲을 짓누르고 있는, 절대 평온치 않은 슬픔의 무게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며 뛰어 나디는 내 딸을 보니 뭔지 모르게 가슴이 저밀었다.

 

아프지만, 그래 아프지만…

가끔은 우리는 우리의 끝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성당의 침묵하고 있는 유골이 보내는 조용한 메시지는 죽음을 준비하라는 훈계라기보다 현재의 삶을 충실하고 의미 깊게 살라는 간절한 청원이니 말이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책 <소셜애니멀>에서 주인공 헤럴드는 자기 인생을 마감하는 순간 자기 자신에게 네 개의 질문을 던진다.

 

1) “나는 나 자신을 깊이 있는 존재로 만들었는가? 피상적으로만 살기 쉬운 즉각적인 의사소통 문화에서, 나의 가장 본질적인 재능을 개발하면서 중요한 일에 시간을 썼는가?”

 

2) “나는 지식의 강물에 보탬이 되었는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

 

3) “나는 이 세속적인 세상을 초월했는가?”

 

4) “나는 사랑했는가?”

 

오늘은 나 자신에게 던져본다. 이 네 개의 질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