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아는 사람 vs 지식을 찾는 사람, 미래의 승자는?

읽은 것을 모두 기억하기를 바라는가?
그것은 먹은 것을 모두 몸에 지니고 다니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 쇼펜하우어 –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은 영국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평론가로 처음으로 영어사전을 만들어 영문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가 1775년 4월 18일 일행과 함께 친구의 저택을 방문했다. 그는 친구가 기다리고 있던 서재로 들어가 짧은 인사를 마친 후 몸을 돌려 책장에 꽂힌 책들의 제목을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존슨 박사, 사람에게 책의 겉표지를 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

 

그러자 존슨이 대답했다.

 

“이유는 간단하네. 우리에게는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지. 하나는 우리가 어떤 주제에 대해 ‘직접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련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라네.”

 

인류사를 돌이켜 보면, 인간은 이 두가지 지식 중에 ‘직접 아는 지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백과사전에서 어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보다 백과사전처럼 많은 것을 아는 이를 더 탁월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박학다식한 사람을 높게 칭송하며, 자신도 그렇게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에 이른바 ‘찾을 수 있는 지식’은 ‘직접 아는 지식’에 비할 바가 못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직접 아는 지식’ 못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지식’도 중요하며 반드시 함양해야 하는 지식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인간은 원래 망각의 동물이다. 기억연구의 대가인 독일의 심리 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에 따르면, 학습을 하고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1시간 뒤에는 50%, 하루 뒤에는 70%, 그리고 한 달 뒤에는 80%를 망각하게 된다. 즉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학습을 하더라도 하루가 지나면 열에 일곱은 사라진다. 그러니 ‘나는 왜 이렇게 잘 까먹지?’라며 실망하지 말자. 당신이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둘째, 지금은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이다. 2011년 전세계에 서 만들어지는 디지털 정보량은 1.8제타바이트라고 한다. 이게 얼마만큼 엄청난 정보량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것이다. 이 정보량을 일반적인 HD 영화의 정보량으로 환산하면, 그 영화들을 다 보는 데 무려 4,700만년이 걸린다. 그런데 매년 정보량은 엄청난 규모로 늘어나고 있으니 당신이 영화를 감상할 시간은 매년 증가하는 셈이다.

 

많은 정보가 이렇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진다는 사실과,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사실을 종합해 보면, ‘직접 아는 지식’ 못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지식’이 매우 중요하고 또한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두 번째 책인 『경제를 읽는 기술 HIT』를 읽고, “어떻게 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냐?”고 물은 지인들이 많았다. 솔직히 나는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을 뿐이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뒷받침할 만한 논거와 자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 나는 책을 쓰기 위해 필요한 170여 개의 참고문헌이 어떤 것이고, 그 가운데 적절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는 지식’에 힘입어 집필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이렇게 말했다.

 

 

“읽은 것을 모두 기억하기를 바라는가? 그것은 먹은 것을 모두 몸에 지니고 다니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직접 아는 지식’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찾을 수 있는 지식’을 잘 활용하려면 결국 ‘직접 아는 지식’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찾을 수 있는 지식’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요즘은 대부분의 정보가 숨겨져 있지 않고 드러나 있다. 하지만 내게 필요한 보석은 쓰레기더미에 섞여 있다. 그러므로 ‘찾을 수 있는 지식’이 매우 중요하며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든든한 초석이 된다.

 

사람을 볼 때도 이제는 단순히 ‘직접 아는 지식’만 봐서는 안된다. 이시대에 꼭 필요한 ‘찾을 수 있는 지식’을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지식’이 당신을 삶의 승자로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