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서 소기업으로 이직한 후기

좋은 직장은 어떤 직장일까? 연봉 높은 직장? 근속 년수가 긴 직장? 글쎄… 내 생각에는 자신한테 잘 맞는 곳이 제일 좋은 직장이다. 약간 말장난처럼 들렸을 수 있지만, 소위 신의 직장이라면서 연봉 괜찮고, 복지 좋고,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라고 해도 본인 성격과 맞지 않으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남들이 좋다는 직장이 꼭 나한테 좋다는 것은 아니다. 한 커뮤니티에 “중견기업에서 소기업으로 이직한 후기”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5~60명의 직원이 있는 중견 기업에서 4명이 있는 소기업(이 정도면 개인 사업자나 초창기 스타트업인 듯하다)으로 옮겼다. 처음에 이직했을 때는 환경 변화가 커서 현타와 자괴감이 왔지만, 사람들이 좋고 마음이 편해 만족한다는 것이다. 이전 직장에서는 우울증 약을 먹곤 했는데, 이제는 약도 끊고 나름 괜찮다고 말한다.

 

나는 글쓴이의 말에 100% 공감이 된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지금 이 직업을 갖기 전에 다녔던 회사들에서 훨씬 많은 월급을 받았다. 그중 한 곳은 소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근무 환경이 훨씬 만족스럽다. 연봉을 낮춰서 이직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도는 훨씬 높다. 물론 연봉이 낮아진 게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근무환경이나 조직문화,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100% 만족 중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결정을 했을 때 만족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글쎄…?’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관과 성향, 그리고 처한 맥락적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탁월한 선택이었지만, 만약 당장 돈이 급하게 많이 벌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 선택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이나 직장이 무엇인지를 고려하기보다는 남들이 좋다는 직업과 직장을 찾는다. 문제는 남들이 좋다고 했던 면들이 어렵게 준비해서 들어간 후에 보면 장점처럼 안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내가 이상한 것인가?’ 자괴감이 들고 심지어 우울해질 수도 있다. 그러니까 부디 남들 말을 있는 그대로 듣지 말자.

 

남들이 다 좋다고 해도 나한테 안 맞을 수도 있고, 남들이 다 별로라고 해도 나한테는 정말 좋은 곳일 수도 있다. (물론 보편적으로 좋다고 하는 직장이 좋을 확률은 높다) 내가 다니는 직장이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소기업이든 사실 길게 보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각자 맞는 곳을 잘 찾아서 성실하게 자기가 속한 조직을 어떻게 너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자. 월급, 복지, 인지도 등등 다 좋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아침 일하러 가면서 마음이 불편하지만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