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운이 가장 좋은 경우는 어떤 때일까. 로또복권 당첨?, 소원 성취?, 무엇보다 목숨을 잃었을 뻔한 상황에서 살아난 경우일 것이다. 코로나로 전국민이 건강에 여느때보다 신경을 쓰는 요즘,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화재다. 건조한 날씨는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에 딱 좋은 환경을 갖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2020년 4월 늦은밤 대구의 한 아파트 17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시간도 늦었고, 고층에서의 불이었다. 추가 피해가 발생했을 법도 한데, 사고가 일어난 가구만 재산상의 피해가 있었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입소문을 탔다.
과연 이 게시글의 질문대로 우리집 윗집과 옆집에 사는 사람이 모두 소방관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 게시글의 베스트 댓글로 뽑힌 한 네티즌의 계산은 이랬다. “1) 전국민 인구를 6천만이라 가정하고 그중 20대 이상의 남자를 모집단으로 잡았을때 대략 2천5백만이 된다. 2) 그 중 전국 소방공무원 인원이 대략 6만명이라고 한다. 3) 가구당 20대 이상의 성인 남자가 살 확률은 거의 2.3명정도 되며, 4) 이에 따라 윗집이나 옆집에 소방관이 살 확률은 대략 0.6%이며, 5) 따라서 둘다 해당되기 위해서는 0.3%로 계산된다”는 것이었다.0.3%의 확률로 노부부와 아파트 이웃 주민들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정말 기가 막힌 우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명구조’라는 사명을 다한 소방관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 하나 살기도 힘든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런 분들의 투철한 직업의식 덕분에 우리 사회는 여전히 따뜻하다.
참고
1) <아파트 17층에서 화재가 났는데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없었던 이유>, 보배드림(링크)
2) <대구 이해광·신용진 소방관, 이웃집 화재 진화 노부부 구조>, 매일신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