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하나에 불매운동도 잊었다

코로나19는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만들었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조심스러워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언론에서는 집에서 제대로 즐기는 방법들을 잇따라 들었다. 최근 몇몇 지인들로부터 조금 생소한 단어를 들었는데 바로 ‘모동숲’이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의 줄임말이다. 뭔가 친근한 느낌의 이 게임은 일본 대표 게임 회사인 닌텐도에서 만든 것이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공포로 마구 몰아넣고 있던 4월 초, 일본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시키면서 지난해 부터벌어지던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반일 감정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닌텐도 ‘모동숲’ 앞에서는 이 모든 게 무용지물이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게임에 평소 관심 없어 ‘모동숲’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끄는지 검색해봤다. 관련 기사에서는 이 게임이 ‘힐링 게임’을 표방하며 오랜 ‘집콕’ 생활로 우울한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한다고 했다. 플레이어가 무인도에서 귀여운 동물 주민들과 생활하며 마을을 꾸미는 게임인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게임 친구들과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닌텐도는 이 게임 덕분에 한국에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났다고 한다.

 

 

물론 이런 현상을 악화한 한·일 관계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게임 자체가 좋아서, 집콕 생활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어서 그냥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뭐라고 반문할 수 있겠는가. ‘집콕’ 한국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본 게임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그래도 지난해 그렇게 ‘NO Japan’을 외치고서 불과 1년 남짓한 시간 만에 180도 달라진 상황을 보여준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러운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참고
1) <동숲 줄 선 게 머가 한심하냐면요>, 클리앙
2) <日 불매도 건너뛴 ‘동물의 숲’···스위치, 없어서 못 산다>, 서울경제 기사 인용
3) <닌텐도 스위치 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으로 제작된 스위치 본체와 조이콘 사진>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화면 캡처>, 닌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