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카이스트 시인

SNS는 정말 오묘한 공간이다. 올라오는 글을 보면 시답잖은 뻘글이 대부분인 것 같지만, 잘 찾아보면 기성 작가 뺨치는 명문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신원 미상의 저자가 남긴 글이 오히려 정식으로 출간하는 글보다 훨씬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경우도 있다. 다음 글은 카이스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시이다. 카이스트에서 쓴 글이니 높은 확률로 이공계 출신이 썼겠지만, 문과 감성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시를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은 시를 찾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는 사람이 없으니 쓰는 사람도 줄어든다. 많은 사람이 시문학의 쇠퇴를 아쉬워한다. 하지만 아직 시는 이렇게 살아있었다. 정말 언어유희를 기가 막히게 쓴 시다. 하지만 유머러스하기보다는 가슴을 묵직하게 울리는 감성이 있다. 이런 글을 볼 수 있다는 게 SNS의 순기능이 아닐까?

 

 

나(음이름)시(계이름)였다

 

시인시인하는 사람

 

자아자아내야만 하는 사람

 

시 作(시작)은 슬픈 과정

 

(맛이)쓰다, (글을)쓰다

 

(양이)적다, (글을)적다

 

글을 짓다, 표정을 짓다

 

시 들었다. 시들었다.

 

이처럼 탄성을 자아내는 표현이 정말 많지만, 그래도 꼭 하나 머리가 띵할 정도로 탄복한 부분은 다음이었다.

 

“외로움(ㅚ로움)에 기억(ㄱ)이 더해지면 괴로움(ㄱ+ㅚ로움)이 되는 것이었다.”

 

크… 진짜 명문이다. 참고로 위 시의 저자가 또 한 편의 시를 남겼다고 한다.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들어 온다.

 

 

참고 :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