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보다 효과적인 진짜 성공전략

 

남극 원정을 계획할 때 대부분 사람들은 맥멀도 해협(McMurdo Sound)이 출발지로는 최적의 장소로 여겼다. 그러나 아문센은 웨일스 만(Bay of Whales)을 선택했다. 다른 원정대 리더들은 웨일스 만의 얼음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그곳에 베이스를 짓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문센은 남극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지와 자료들을 모조리 수집했다. 그리고 그는 증거자료들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자세히 살펴보면서 모든 가능성을 평가했다. 그리고 그는 웨일스 만이 안정하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대담하게 웨일스 만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덕분에 그는 처음부터 맥멀도 해협보다 남극에 80km 더 가까운 지점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보통 위대한 기업의 두드러진 특징을 누구보다 앞선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짐 콜린스의 연구 결과 10X 기업들은 혁신적이긴 했지만 비교 기업 또한 충분히 혁신적이었다. 대신 10X는 실증적 창의성을 가졌다. 여기서 실증적이라는 말은 아문센이 베이스켐프를 차리기 전에 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변덕, 전통적 방법이나 권위, 검증되지 않는 방법에 의지하는 대신 직접 관찰하고 실험하며 증거자료를 살펴본다는 뜻이다. 10X 기업의 창조성은 이러한 실증적 토대 위해서 실행되었던 것이다.

 

10X 기업의 실증적 창의성은 ‘총알 먼저 쏘고 대포 쏘기’라는 짐 콜린스의 개념으로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대포를 먼저 쏘았을 때 맞추면 좋겠지만 실패했을 때 치뤄야할 비용은 너무나도 크다. 그래서 실패해도 큰 피해가 없는 총알을 몇 번을 쏜 후 확신이 들었을 때 이때 비로소 대포를 쏜다는 것이다.

10X 기업인 암젠은 DNA 제조합 기술을 채용하고 사실상 거의 모든 것에 적용했다.

 

 

바이러스성 칠환 치료용 루커사이트 인터페론, B형 간염 백신, 위궤양 치료를 위한 상피세포증식인자, 의료 진단 테스트 향상을 위한 면역학적 감정, 만성신부전 환장의 빈혈증 치료를 위한 에리스로포이에틴(EPO) 등 10개 이상의 가능한 한 많은 총알을 쏘기 시작했다.

 

총알을 쏘고 보니 EPO이 가장 좋은 반응이 나왔다. 그래서 더 많은 화약을 배분했다. 임상실험 분야로 이동해 효험을 증명하고 방어하기 위한 특허를 획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과학적 성과와 시장성을 확인하자 드디어 암젠은 대포를 발포했다. 테스트 시설을 건립하고 생산 시설에 자본을 배분했으며 출시를 담당할 팀을 규합했다. 결국 EPO는 생체공학제품 역사상 첫 번째 슈퍼 블록버스터가 되었다.

짐 콜린스의 연구에 의하면 10X 기업들은 총알을 먼저 쏘고 보정한 후 대포를 쏘는 비율이 69%에 이른 반면 비교 기업들은 보정된 대포를 쏘는 비율은 22%에 그쳤다. 당연히 10X의 대포는 88%의 성공률을 보였지만 비교 기업들의 대포의 성공률은 23%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컨셉은 스타트업의 성공 모델인 린스타트업의 ‘MVP(Minimum Viable Product)’과 비슷하다. 처음 부터 세상을 놀라게 할 명품을 만들 생각을 하기보다 승산이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조금은 어설프지만 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 출시한다. 이런 제품을 MVP라고 하는데 MVP를 출시하고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파악한 후 이를 분석하여 발 빠르게 제품을 개선한다. 만약에 처음 아이디어를 세울 때 세웠던 가설이 잘못되었다고 판단되었을 경우 미련 없이 방향을 선회한다. 총알을 먼저 쏘고 보정한 후 대포를 쏜 것이다.

 

짐 콜린스가 빌게이츠에게 마이크로소프트가 30년간 이어진 성공이 혁신 때문이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바보 같은 말이군요!”

 

혁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증적 창의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