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상복을 입고 출근한 이유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를 정복했다. 우리보다 개체수가 많은 동물들이 있지만, 만화에나 나올 법한 전쟁이 벌어지면 지구에 사는 그 어떤 생명체도 인간이라는 종족을 이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렇게 세상을 정복한 인간이지만 태어날 때는 가장 연약하다. 모든 포유류를 통틀어 인간이 부모가 가장 오랫동안 돌봐줘야 생존이 가능한 동물일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돌보면서 사회라는 유기체를 만들어 생존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저출산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다. 종족 번식의 관점에서도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재앙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노동력이 감소하고 잠재적 구매자가 줄어드는 일이다. 그래서 저출산 관련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가장 심각한 화두이다.

 

그런 관점에서 인구가 10만 이하로 줄어든 상주시 공무원들이 경각심을 가지기 위해 상복을 입고 출근했다. 사실 10만은 행정상 의미가 매우 큰 숫자이다. 시와 군을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가 10만이라는 인구수이기 때문이다. 사실 상주시는 저출산보다는 상주시를 벗어나는 유동인구가 발생하여 10만 이하로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출산율이 예전처럼 2명 근처였다면 그런 유동 인구와 상관없이 10만 정도의 지지선은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실 이제 저출산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적게 태어난 인구가 성인이 되는 초고령화 사회 대비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 대부분은 출산율이 2명 이하다. 그 말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1에 가깝기 때문에 그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사실 좌우를 떠나서 모든 정부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자원을 투입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말은 저출산이 정책으로 해결 불가능한 문제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문제와 해결 가능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당장 우리나라는 노인 자살률이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1위이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작 진입한 일본은 우리와 대조적으로 노인 자살률이 매우 낮다. 이미 고령화 시대에 어느 정도 적응한 모습이다. 특히 우리는 압축 성장을 겪은 나라이기 때문에 세대 간 문화와 인식의 차이가 어느 나라보다 크다. 그래서 지금부터 제대로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지 않으면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도 그리고 그 시대에 노인이 된 사람들도 모두가 고통받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헬조선이라면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헬조선 지하실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 거대한 문제라 사실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당장 하나 제시하면 노인들이 제대로 된 재교육을 통해 문해력을 올리는 일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문해력이 계속 떨어진다. 40대 중반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세계에서 동일 연령 대비 문해력이 뒤에서 3위 안에 든다. 이런 문제는 일부분일 뿐이다. 아무튼 지금부터라도 저출산에 투입한 노력과 관심 정도를 고령화 사회에 투입하지 않는다면 정말 우리가 겪어야 할 미래는 암담할 것이다. 진짜 이 글을 보고 몇 명이라도 우리가 앞으로 온몸으로 통과해야 하는 문제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참고 <상주시 공무원들이 상복 입고 출근한 이유…jpg> 인스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