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몰리는 日 청년들

신입사원의 빠른 퇴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20/30대의 태도 문제로만 국한할 수는 없다. 세상이 바뀌면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형식에서 그치면 안 되고 마음가짐이 진심으로 변해야 한다. 대기업 회장이 모든 직원에게 청바지를 입으라고 지시를 내린다 한들 회사의 체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해야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워라벨을 찾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일본은 가장 빨리 고령화 사회가 된 나라이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젊은 청년들이 직장을 골라서 들어간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취업의 순간까지만 진입장벽이 낮지 여전히 대기업의 업무강도는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돈을 조금 적게 벌더라도 여유시간이 많은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것이 일본의 새로운 현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일본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차이가 우리나라보다 적게 나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는 비슷한 일을 해도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대기업 연봉의 60%밖에 수입을 얻지 못한다. 그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노조의 영향이 있다. 우리나라랑 프랑스는 비슷하게 노조 가입률이 10% 안팎이다. 그런데 프랑스는 노조가 협상을 통해 결과를 얻어내면 그 적용은 국민의 90% 이상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30%밖에 되지 않는다.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특권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단 연봉 문제는 너무 많은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 하지만 조직문화는 다르다. 나는 대기업에서 근무했었는데 기업의 크기 때문에 조직문화를 바꾸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리고 작은 조직의 의사결정권자인 부장, 상무, 전무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그 기조를 유지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다르다. 사장이 정하면 그 문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사장이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지만,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범위의 비율이 대기업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상당히 빠르게 바뀔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아직 중소기업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스타트업의 기업문화가 압도적으로 좋은 이유가 적은 숫자의 마음 맞는 사람들이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돈은 잘 벌지 못해도 조직문화는 탁월하게 좋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경영관리직은 인력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서 취업 문제 해결이 근본적으로 어렵지만, 이공계는 아직도 인력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서 많은 제조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처럼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좋은 조직문화이다. 사실 조직문화라는 말은 매우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얘기라서 일반인이 흔히 대화하는 주제는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학가에 군기 잡는 문화가 있는 상황에서 좋은 조직문화가 회사에서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이것은 정말 새마을 운동 이상으로 대대적인 문화의식개혁 운동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받는 정서적 피로가 만성으로 바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한 명이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잠깐이라도 고민해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