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말수가 적어지는 이유

 

 

강의 후 질문 시간이나 회의 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말이 없어진다. 평소엔 말을 잘하다가도 왜 다들 입을 닫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 의견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선생님께 질문하려고 하면 친구들에게 눈치가 보였다. 내가 질문하지 않으면 좀 더 빠르게 수업이 끝날텐데 눈치 없이 물어보면 미움받기 딱 좋았다. 사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궁금증이 있는 친구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수업이 끝나면 따로 물어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회의 시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의견을 내면 내가 다 떠안아야 한다. 형식적인 회의 시간일 뿐 그 누구도 나의 의견 자체를 들을 생각은 없다. 그저 문제를 책임져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게 다들 생각을 잠시 접어 두게 된다.

 

사실 이렇게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당히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나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모두가 입을 닫게 된다. 직접적인 요구가 있다 한들 분위기가 엉망이라면 다들 입을 닫게 된다.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말할 환경이 아닐 뿐이다. 사람이 말수가 적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인데 모두가 쉽게 잊곤 한다. 누군가의 진짜 의견을 듣고 요구가 아닌 들을 ‘준비’가 필요하다. 나 역시 혹시 누군가의 입을 틀어막고 있진 않은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참고

1) <대화의 심리학>, 마이클 니콜스

2) 썸네일 이미지 출처 : 미국 드라마 ‘더 오피스’